
정부의 국가적 반도체 산업 육성 기조와 함께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주요 기업의 대규모 투자가 재개되면서 평택, 용인 등 수도권 남부 부동산 시장이 다시 달아오르고 있다. 초대형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이 현실화되며 양질의 일자리가 대거 창출되고, 이에 따른 인구 유입이 가시화되면서 그동안 얼어붙었던 매수 심리가 ‘반세권’을 중심으로 빠르게 회복되는 분위기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평택캠퍼스 4공장(P4) 공사를 재개했다. 지난해 업황 둔화 여파로 속도 조절을 했던 P4 라인은 페이즈2와 페이즈4 구축에 들어갔으며, 5공장(P5) 역시 기초 공사에 착수했다. 삼성전자는 장기적으로 P1~P6 총 6개 라인 구축을 통해 550조원 생산유발, 130만 명 고용창출 효과를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나아가 용인 이동·남사읍 일대에 360조원을 투입해 ‘첨단 시스템 반도체 국가산업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도 용인시 원삼면에 122조원을 투자해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를 짓고 있다. 정부는 경기 남부권에 2047년까지 총 622조원의 투자를 유치해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를 완성하겠다는 구상이다.
반도체 투자는 인구 증가와 구매력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평택시 인구는 지난 10월 기준 약 60만 7천 명으로 10년 전보다 15만 명이나 급증했다. 이는 삼성전자와 협력사 종사자뿐 아니라 도쿄오카공업(TOK) 등 글로벌 소부장 기업들의 유입이 빠르게 진행된 데 따른 결과다.
반도체 업계의 임금 상승과 성과급 지급 재개 소식도 부동산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SK하이닉스 노사는 최근 임금 인상과 성과급 상한 폐지에 합의했고, 실적 반등에 성공한 삼성전자 역시 임금 상승이 예견된다.
시장 지표도 긍정적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성남(6.9%), 수원(2.7%), 용인(1.9%) 등 경기 남부 주요 지역 아파트값은 상승세를 타고 있다. 평택도 미분양 물량이 올 초 6,400여 가구에서 9월 기준 3,700여 가구로 급감하며 미분양 관리지역에서 해제됐다.
특히 평택의 경우는 반도체 호재로 분위기가 되살아나며, 거래량이 늘고 상승 거래도 이어지고 있다. 실제 경기도부동산포털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401건까지 떨어졌던 평택시 아파트 매매거래건수는 삼성전자의 공사 재개 움직임이 알려진 10월 494건으로 늘어났으며, 재개가 본격화된 11월에는 571건으로 집계돼 상승세를 보였다.
또한 국토교통부실거래가에 따르면 지제역 인근 소재 ‘지제역 더샵 센트럴시티’는 전용 115㎡ 타입 물량이 11월 들어 전부 10억원이 넘는 가격에 거래가 됐고, 고덕신도시에서는 ‘호반써밋 고덕신도시’ 전용 102㎡ 타입이 10월 8억4,800만원에 거래되며, 직전 거래(5월 7억4,000만원) 대비 5개월 만에 1억원의 가격 상승을 기록했다.
이러한 상승 분위기 속에서 평택에서는 내년 초 입주를 앞둔 가재지구(반도체밸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가재지구가 삼성전자 평택캠퍼스가 눈앞에 보일 정도로 가까운 ‘직주근접’ 입지를 자랑해, 관련 산업 종사자 근로자들의 배후 주거지로 주목받고 있어서다. 또한 가재지구(반도체밸리)에 지제역과 고덕신도시의 인프라를 동시에 누릴 수 있는 더블 생활권이라는 점도 배후 주거지로서 경쟁력을 더하고 있다.
한경비즈니스 온라인뉴스팀 기자 biz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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