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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컵 따로 계산제’·‘빨대 사용 금지’…이번 대책은 효과가 있을까?

입력 2025-12-29 09:55   수정 2025-12-29 09:56



환경정책이 성공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조건은 무엇일까? 중장기적 로드맵, 실효성, 구체성 등 모두 중요하지만 가장 필요한 조건은 하나다. 시민들의 수용성.

시민들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환경정책은 반발에 사라질 것이다. 반대로 시민이 수용한다면 환경정책은 더욱 견고해진다. 플라스틱 빨대 사용 금지 규제도 그렇다.

2022년 11월부터 매장 내에서 플라스틱 빨대 사용이 전면 금지됐다. 플라스틱 외 종이, 유리, 스테인리스 등 다른 재질로 만들어진 제품만 사용이 가능했다. 이에 종이 빨대가 등장했다<!-- notionvc: b2173cfe-079d-4539-a13f-34b058a7c60f -->. 종이 빨대는 플라스틱 빨대와 달리 음료 안에 넣어두고 시간이 지나면 녹아 눅눅해진다. 물에 녹지 않으려면 종이 빨대 겉면을 코팅해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재활용이 어려워진다. 소비자가 불편을 감수하고도 환경 문제에 큰 효과가 없었다. 이런 정책은 소비자 반감을 일으킨다. 결국 플라스틱 빨대 금지 정책은 무기한 유예됐다.

12월 17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컵 따로 계산제’ 도입을 밝혔다. ‘컵 따로 계산제’는 음료 가격에 숨어 있던 일회용컵 가격을 영수증에 표시하는 제도다. 소비자가 일회용컵 사용에 따라 부담하고 있는 비용을 별도로 인식할 수 있게 되어 다회용컵 사용 유인이 강화된다는 게 기후부 입장이다.

이에 커피값이 200원, 300원, 일회용품 가격만큼 더 오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다. 이에 기후부는 설명자료를 내며 컵값을 별로도 표시하는 것일 뿐 현재보다 비용을 추가로 부담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이후 23일 열린 ‘탈플라스틱 종합대책 수립을 위한 대국민 토론회’에서 논의가 구체화됐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자원순환정책과 이정미 과장은 명확하고 일관적인 일회용품 정책을 펼치겠다고 밝히며 ‘컵 따로 계산제’를 소개했다. 무기한 유예되었던 플라스틱 빨대에 대한 규제도 내놨다. 모든 빨대는 원칙적으로 사용을 제한하고 소비자 요청 시에만 제공하는 방식이다. 슬러시 등 빨대 사용이 필수적인 음료의 경우에는 예외 기준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정책 발표에 이재형 한국플라스틱용기협회 부회장은 일회용컵이 과도하게 부각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2023년도 발표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플라스틱 폐기물 총량이 980만 톤인데 테이크아웃 컵은 최대 5만 톤 정도다. 우리나라의 1년 플라스틱 폐기물의 0.5% 정도”라며 전체 플라스틱 폐기물 중 일부인 일회용컵에 대해 과도한 규제라고 지적했다.

박호진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사무총장은 “이미 많은 프랜차이즈가 텀블러 사용 할인, 다회용컵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며 현장에서 그대로 적용될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에 대해 언급했다. 단기간에 텀블러 할인체계 마련, 다회용컵 세척 장비 구비, 대응 인력 확보, 영수증 표시 시스템, 고객 응대 매뉴얼 정비는 일반 자영업자들에게 상당한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대국민 토론회에 참여한 청중은 자주 바뀌는 빨대 정책에 불만을 토로했다. 인천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한 참석자는 종이 빨대를 제공했다가 고객과 다툼이 생긴 경험을 언급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자원순환국 김고응 국장은 이에 “빨대 사용을 자율로 맡겨 달라고 하지만 실제로 플라스틱 사용률이 늘고 있어 정부 차원의 제도적 규제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소상공인분들이 수용할 수 있는 방안으로 설계하겠다”고 말했다.

‘컵 따로 계산제’와 플라스틱 빨대 사용 금지에 시민들은 피로감을 느낀다. “또 바뀌냐”는 것이다. 시민들의 반발은 환경정책의 성공의 가장 큰 걸림돌이다.

하지만 시민들이 메시지를 수용하면 자발적인 참여로 이어진다.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 위치한 카페 얼스어스(Earth Us)가 그 예다. 얼스어스는 ‘For Earth For Us’를 줄인 말로 ‘지구를 위하는 일이 우리를 위하는 일이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친환경을 지향하는 카페다.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는다. 모든 음료와 음식은 다회용기에 담겨 나간다. 티슈도 가게에 준비된 손수건으로 대체했다. 포장은 다회용기로만 가능하다. 불편할 수 있지만 시민들은 환경을 지키자는 가게의 메시지에 공감했다. 시민들은 김치통, 반찬통, 냄비, 프라이팬 등 용기를 직접 가져와 케이크를 포장해간다.

환경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시민은 없다. 그러나 환경에 대해 오락가락하는 정부의 메시지는 오히려 반감만 낳을 뿐이다. 보다 일관되고 현실적인 정책을 도입한다면 시민들은 기꺼이 받아들일 것이다.

배현의 인턴기자 baehyeonu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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