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최초로 기존 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CAR-T)의 한계를 넘어 고형암과 재발 혈액암까지 치료 범위를 넓히겠습니다.”
베리스모 테라퓨틱스 브라이언 김 대표는 24일 인터뷰에서 “현재 상용화된 CAR-T는 단일체인(single chain) 인공 수용체 구조로 암세포가 없어도 T세포가 활성화되는 토닉 시그널링(tonic signaling) 문제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베리스모는 CAR-T의 구조부터 다시 설계해 T세포 탈진과 독성을 줄이고, 고형암과 재발 혈액암까지 적용 범위를 넓힐 것”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우리 몸에서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면역 수용체 대부분이 KIR과 유사한 멀티체인 구조를 지니고 있다”며 “자연적인 면역 반응을 재현해 CAR-T의 체내 지속성을 높이는 것이 철학”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승인 CAR-T(킴리아 예스카타 등)는 CD28, 4-1BB 등 공동자극 도메인을 단일체인으로 엮은 구조다. 베리스모는 이 단일체인 구조가 암세포 부재 시에도 활성화되는 토닉 시그널링을 유발할 수 있고, 그 결과 T세포의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가 누적돼 조기 탈진으로 이어진다고 본다. 과도한 활성화가 지속되면 사이토카인 분비 등 불필요한 독성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KIR-CAR은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KIR-DAP12 복합체를 기반으로, 암세포가 없을 때는 두 체인이 분리되며 휴면 상태로 전환되는 기전을 갖고 있다. 김 대표는 이를 “방 안의 스위치처럼, 암세포에 결합할 때 켜지고(온), 암세포가 소멸되면 다시 꺼지는(오프) 구조”라고 했다.
기존 CAR-T 임상 데이터에서 종양 부위로 이동·침투·생존 자체는 가능했지만, 종양 내부에 도달한 뒤 조기 탈진으로 의미 있는 기간 동안 기능을 유지하지 못하는 점이 핵심 한계라는 것이다. 베리스모의 KIR-CAR가 토닉 시그널링을 낮추고 분리-결합 기전을 통해 탈진 문제를 개선함으로써, 종양미세환경(TME)에서도 지속성을 높일 잠재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
베리스모의 고형암 파이프라인 ‘SynKIR-110’은 메소텔린(mesothelin)을 표적하는 CAR-T다.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며, 내년 상반기부터 임상 데이터를 처음 공개할 계획이다. 메소텔린은 난소암, 중피종, 담관암, 췌장암, 비소세포폐암(NSCLC) 등 다양한 암종에서 과발현되고 건강한 조직에서는 낮게 발현돼 적응증 확장성이 높다.
지난 11월 미국면역학회(SITC)에서 발표한 전임상 결과 기존 CAR-T가 고형암 마우스 모델에서 폐를 포함한 정상조직에 축적되는 반면 SynKIR-110은 정상조직 침투를 피하는 특성을 나타냈다. 동일 바인더를 사용한 기존 CAR-T 대비 오프타깃 활성도가 낮았으며, 이는 KIR-CAR의 낮은 토닉 시그널링과 연관된 결과다.
베리스모는 높은 재발률의 원인 중 하나를 기존 CAR-T의 T세포 조기 탈진으로 보고, KIR-CAR로 더 지속적인 반응을 유도해 ‘CD19 CAR-T 치료 후 재발 및 불응 환자’까지 포함하는 개발 전략을 제시했다. 궁극적으로는 현재 승인된 치료제를 대체해 ‘진정한 2세대 CAR-T 표준치료제’로 자리잡는 것이 목표다.
차별화 포인트로는 바인더 전략을 들었다. 기존 승인 CD19 CAR-T가 모두 FMC63를 사용하는 상황에서, 베리스모는 독자 바인더 ‘DS191’을 탑재해 지식재산권 범위를 강화했다는 설명이다. 회사는 KIR 수용체 기반 CAR-T 구조 자체가 기존 CD3 기반 CAR-T와 다르고 DS191 바인더까지 포함해 상대적으로 특허 분쟁 리스크가 낮다.
베리스모는 미국혈액학회(ASH) 2025에서 SynKIR-310 전임상 결과도 공개했다. SynKIR-310이 티사젠렉류셀(킴리아) 대비 낮은 용량에서 빠르고 깊은 항종양 효과를 보였고, CAR-T 독성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사이토카인 수치가 전반적으로 낮았다. 김 대표는 “암세포를 보다 정밀하게 타깃하고, 필요할 때 수용체가 활성화되는 구조에서 기인한 결과”라고 했다.
베리스모는 2026년을 임상 데이터 공개와 파이프라인 확장의 해로 제시했다. SynKIR-110 임상 1상 중간데이터 발표를 시작으로 KIR-CAR의 차별성을 알리고, 후속 파이프라인의 전임상 준비를 이어갈 계획이다. 김 대표는 “상용화된 CAR-T를 보유한 글로벌 빅파마들과 소통을 지속하고 있다”며 “내년 초 임상 데이터 발표와 함께 파트너십 추진 활동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
**이 기사는 한경닷컴 바이오 전문 채널 <한경바이오인사이트>에 2025년 12월 26일 11시00분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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