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순한 방석이 아니다, 시팅 테크놀로지다."
일본의 특수 젤 소재 기업인 '엑스젤'이 로봇, 실버, 자동차 등 여러 산업군으로 영역을 확장하며 '시팅 테크놀로지'를 고도화하고 있다.
일본에서 환자용 욕창방지 목적의 특수 젤 방석을 만들면서 시작한 엑스젤은 단순한 쿠션 제조를 넘어 인간의 앉는 행위 자체를 과학적으로 분석·설계하고 있다. 엑스젤은 '앉음(sitting)은 일상적인 행위지만, 동시에 인체 피로와 안전, 생산성을 좌우하는 핵심 인터페이스'라는 철학을 갖고 있다. 엑스젤은 이를 바탕으로 자사 기술 연구 체계를 ‘시팅 랩’으로 이름짓고 압력 분산, 충격 흡수, 미세 진동 완화 등 인체 접촉면에 대한 정밀한 데이터 기반 연구를 이어왔다.
이 같은 접근은 최근 산업 현장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엑스젤은 네덜란드의 산업용 외골격(exoskeleton) 전문 기업 라에보(LAEVO)와 협업하며, 작업자의 신체 부담을 줄이는 웨어러블 로봇 분야로 기술 적용 범위를 확장했다. 산업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허리·하체 피로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외골격과 인체 사이 접촉면에 엑스젤의 산업용 특수 젤 소재를 적용하는 방식이다. 업계에서는 "엑스젤의 젤 기술이 로봇과 인간을 연결하는 핵심 인터페이스로 기능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보고 있다.

자동차 산업과의 협업도 지속되고 있다. 엑스젤은 일본 자동차 회사 '토요타'와 장기간 협업을 이어오며, 운전자와 차량 좌석 사이의 접촉 환경을 개선하는 기술 개발을 진행해왔다. 단순한 승차감 개선을 넘어 장시간 운전 시 발생하는 요추 부담, 골반 압력 집중, 피로 누적을 줄이는 방향으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고. 이는 향후 자율주행 시대를 대비한 차량 내부 인체 인터페이스 기술로도 확장할 가능성이 크다.
실버케어 분야 역시 엑스젤의 주요 전략 축이다. 고령화 사회에서 앉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욕창 예방, 근골격계 보호, 안정적인 체중 분산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엑스젤은 의료·요양 현장뿐 아니라, 로봇 보조기기 및 스마트 케어 솔루션 기업들과 협업하며 고령자 삶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기술을 진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기술적 축적은 소비자 일상에서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엑스젤의 젤 시팅 기술은 시중에 유통되는 일반적인 ‘젤 방석’과 달리, 단순한 충전재가 아닌 압력 분산과 복원력을 정밀하게 설계한 특수 젤 소재를 기반으로 한다. 장시간 사무 업무로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직장인, 하루 수시간 이상 운전하는 운전자, 재택근무와 온라인 학습으로 앉아 있는 시간이 늘어난 소비자들에게 실질적인 체감 효과를 제공하는 솔루션으로 확산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는 특히 운전용 시트 쿠션과 수험생·학생용 제품이 좋은 반응을 얻으며 판매가 확대됐고, 최근에는 웰빙과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일반 소비자층으로 수요가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

선물용 수요도 늘고 있다. 실제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한번 앉아보면 엑스젤 없이는 다시 앉기 어렵다”는 반응이 이어지며, 장시간 앉는 환경을 개선하는 체감형 제품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엑스젤은 산업 현장에서 검증된 인체 접촉 기술을 일상으로 가져온 드문 사례”라며 “허리 통증, 장시간 근무 피로, 운전 시 불편함처럼 누구나 겪는 문제를 기술로 해결
하려는 접근이 소비자 시장에서도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엑스젤은 앞으로도 ‘방석’이라는 소비재 이미지에 머물지 않고, 인체 접촉 기술(Human
Interface Technology) 기업으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로봇과 자동차, 실버 산업에서 축적된 기술이 다시 일상의 의자와 좌석으로 환원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엑스젤 시팅 제품에 대한 정보는 한국 공식 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