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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장 유턴' 빠를수록 稅혜택 확대…내년 1분기 100%·3분기 50%

입력 2025-12-24 17:31   수정 2025-12-31 17:19


몇 년 전 1750만원에 매수한 미국 주식이 5000만원까지 오르자 서학개미 A씨는 차익 실현 시점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현재는 차익 3250만원의 22%(지방세 포함)인 660만원을 양도소득세로 내야 한다. 반면 내년 1분기 안에 ‘국내 시장 복귀계좌’(RIA)를 통해 해외 주식을 매각한 다음 원화로 환전해 국내 주식에 장기투자하면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아도 된다.
◇ 10%만 복귀해도 25조원 국내 유입
기획재정부가 24일 발표한 ‘국내 투자·외환 안정 세제지원 방안’ 가운데 RIA 세제 혜택은 서학개미의 ‘국내 증시 유턴’을 유도해 환율을 진정시킬 대책으로 평가된다. 올 들어 글로벌 증시와 환율이 모두 상승해 차익을 실현하고 싶지만 해외 주식 양도소득세를 부담스러워하는 서학개미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기재부가 서학개미 ‘유턴’ 전용 주식계좌를 신설해 해외 주식 투자자의 국내 주식시장 복귀 길을 터준 이유다. 전날인 23일까지 매매계약을 체결한 해외 주식과 상장 ETF를 대상으로 1년 동안만 운영한다.

RIA에서 해외 주식 매각 대금을 원화로 환전해 국내 주식 또는 주식형 펀드에 1년 이상 투자하면 차익에 붙는 양도소득세를 50~100% 감면한다. 복귀 전 과정(해외 주식 매각과 환전, 국내 주식 매수)이 1분기에 이뤄지면 100%, 2분기에는 80%, 하반기에는 50%를 깎아줄 방침이다. 국내 증시 복귀가 이르면 이를수록 세 부담이 줄어든다는 뜻이다.

세제 혜택이 주식 부자에게 쏠리는 것을 막기 위해 1인당 매도 금액 5000만원까지에 대해서만 양도세를 줄여주는 방안이 유력하게 논의된다. 양도세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정확한 투자 기간과 매도 금액, 감면율 등은 국회 논의를 거쳐 조세특례제한법에 담길 예정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23일 기준 서학개미는 1754억달러어치 해외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10%만 국내 시장으로 복귀해도 25조원어치의 달러가 원화로 환전돼 국내 증시에 유입될 것으로 기재부는 기대했다.

개인투자자가 미리 정한 환율로 이익을 확정할 수 있는 ‘개인투자자용 선물환 매도 상품’도 출시한다. 서학개미가 이 상품을 사들이면 해외 주식 양도세를 계산할 때 매입액의 5%를 소득공제하는 상품이다. 매입 한도를 연간 1억원으로 정해 최대 500만원까지 소득공제해줄 방침이다.
◇ “실제 세 혜택 크지 않다” 반응도
투자자 사이에선 포트폴리오 일부를 해외 주식에서 국내 주식으로 옮기겠다는 반응이 나왔다. 미국 증시가 주춤하는 데 비해 내년 코스피지수가 더 강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속속 등장하고 있어 ‘타이밍’이 나쁘지 않다는 것이다. 목대균 KCGI자산운용 대표는 “글로벌 자금이 미국에서 미국 외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내년에는 미국보다 한국 주식 비중을 늘리는 전략이 좋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RIA의 세 혜택 한도가 작은 것 아니냐는 의견도 투자자 사이에서 나왔다. 매도 금액을 5000만원으로 제한하면 실질 혜택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4000만원을 투자해 25% 수익을 본 투자자가 5000만원어치 해외 주식을 매도하면 감면받는 세금은 165만원(기본공제 250만원을 제외한 750만원에 대해 22% 세율 적용) 정도다. 비교적 높은 25% 수익을 올려도 100만원대 혜택에 그치는 것이다. 한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는 “서학개미는 특히 미국 주식에 신뢰가 강하다”며 “그 정도 혜택을 보려고 유망한 미국 주식을 팔지는 않을 것 같다”고 했다.

이런저런 ‘꼼수’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세 혜택을 받는 동시에 기존에 보유한 국내 주식을 팔고 해외 주식을 다시 사들이는 경우 등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국내 주식시장이 활황세를 보이자 해외 주식과 국내 주식을 동시에 매수하는 사례가 부쩍 늘었다”며 “이 같은 방식으로 기존 포트폴리오 비중을 유지하려는 투자자도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정영효/박한신/남정민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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