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4,108.62
(8.70
0.21%)
코스닥
915.20
(4.36
0.47%)
버튼
가상화폐 시세 관련기사 보기
정보제공 : 빗썸 닫기

[단독] 삼성전자, 독자 GPU 개발 성공...AI 생태계 확장

입력 2025-12-25 18:00  


삼성전자가 독자 개발한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탑재한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엑시노스2800’(가칭)을 2027년 출시할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GPU는 그래픽 처리, 인공지능(AI) 연산 등을 담당하는 칩으로 AI폰 등 기기의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반도체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자체 개발 GPU가 탑재된 엑시노스 AP를 AI폰을 넘어 스마트글라스, 자율주행차용 소프트웨어, 휴머노이드 로봇 등 온디바이스AI 플랫폼에 확대 적용해 제품 경쟁력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25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는 2027년 직접 개발한 아키텍처를 적용해 설계한 독자 GPU를 개발하고, 이를 AP ‘엑시노스2800’에 적용할 계획이다. 아키텍처는 GPU가 연산하는 방식, 설계는 연산 방식을 반도체에 구현하는 작업이다. 독자 아키텍처를 활용해 GPU를 설계할 수 있는 기업은 전 세계에 엔비디아, AMD, 인텔, 퀄컴 등 극소수에 불과하다.

현재 시스템LSI사업부는 협력사 미국 AMD의 아키텍처를 활용해 자체 설계한 GPU를 최근 공개한 갤럭시S26용 AP ‘엑시노스2600’에 탑재하는 데까진 성공했다. AP는 전자 기기의 두뇌 역할을 하는 통합칩셋(SoC)으로 GPU와 중앙처리장치(CPU), 모뎀칩과 이를 컨트롤하는 인터페이스 등이 들어간다.

삼성전자가 모바일용 GPU 내재화에 나선 것은 AI 시대 기기 내 그래픽, AI 연산 작업을 하는 GPU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GPU는 여러 작업을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병렬연산’의 장점을 활용해 화면에 보이는 거의 모든 것을 그리는 반도체다. AP 안에서 동영상 재생, 이미지 합성 및 생성 등의 작업을 한다. AP에 탑재되는 신경망처리장치(NPU)의 연산을 측면 지원하는 ‘보조 AI 가속기’ 역할도 맡고 있다. 엔비디아가 AI 가속기의 핵심 부품으로 GPU를 활용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온디바이스 AI 기기 생태계를 확장하려면 적시에 기기용 GPU를 공급받아야 한다”며 “무엇보다 자체 소프트웨어와 완벽한 ‘최적화’가 이뤄져야 하는 필요성도 크다”고 설명했다.

독자 GPU 아키텍처·설계에 성공한다는 건 명실상부한 AI 반도체 전문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기업) 반열에 오른다는 의미로 평가된다. 삼성전자는 GPU 독자 개발을 발판으로 미국 브로드컴처럼 외부 고객사의 칩을 대신 설계해주는 주문형반도체(ASIC) 사업도 확대할 계획이다.

최근 2~3년 간 삼성전자 미국 반도체 법인이 가장 공들여 채용한 엔지니어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전문가다. 기본 연봉 3~4억원에 인센티브는 기본, 경험과 노하우를 갖춘 시니어급 엔지니어엔 5억~10억원 넘는 연봉도 제시한다. 최근 세계적 GPU 전문가로 꼽히는 존 레이필드 전 AMD 부사장이 이렇게 삼성에 합류했다.

파격적 대우엔 이유가 있다. 과거 GPU는 스마트폰에서 이미지 처리, 게임 구동을 담당하는 역할에 그쳤다. 삼성도 2021년까진 영국 Arm에 의존했다. AI 시대가 열리면서 기기 내에서 생성 AI를 구현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칩이 됐다. 외부에 의존할 수 없다고 판단한 삼성전자는 미국 AMD와 기술 제휴를 시작했고, 최근 ‘GPU 독립’에 자신감을 얻었다. 2027년 자체 개발 GPU를 탑재한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엑시노스2800’(가칭)을 출시하기로 결정한 배경이다.

○쌀알 2~3개 크기 첨단칩
25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GPU는 크게 AI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서버용과 PC에 들어가는 데스크톱용,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초소형 모바일용으로 나뉜다. 서버용은 엔비디아가 전체 시장의 90%가량을 장악했고, 스마트폰 등 모바일용 제품은 애플, 퀄컴 등이 자체 기술을 갖고 있다.

삼성이 GPU를 내재화를 결정한 것은 범용 GPU로는 AI 기능을 온전히 구현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범용 GPU는 그 자체로 성능이 뛰어나더라도, 여러 브랜드와 기기에서 작동해야 하기 때문에 삼성 소프트웨어와 완벽한 ‘최적화’를 달성할 수 없다. 기능이 여러 작업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칩 구동 과정에서 전력, 연산 능력 등이 낭비된다.

반면 자체 GPU를 사용하면 삼성이 원하는 특정 작업과 기능에 특화할 수 있다. 엔비디아의 AI가속기를 사용하던 구글, 아마존, 메타 등 빅테크 기업들이 AI 가속기 내재화에 나선 배경이다.

모바일 GPU는 서버에 연결할 수 없고 배터리로 구동되기 때문에 ‘저전력’은 기본이고 ‘실시간 이미지 처리’ 등 고난도 기술이 필요하다. 특히 이미지처리, 게임 구동, AI 연산 등의 다양한 기능을 쌀알 2~3개(10~30㎟) 크기의 칩에 담아내야 한다.

삼성은 콘솔(게임 전용 컴퓨터), 데스크톱 등 중대형 디바이스에 들어가는 GPU부터 차근차근 개발했다. 이후 저전력, 소프트웨어 최적화를 달성하며 GPU 기술 내재화 시도를 본격화했다. 독자 GPU 개발엔 2017년 삼성 시스템 반도체 미국 연구 기지인 ‘SARC/ACL(삼성 오스틴 연구센터/첨단 컴퓨팅 연구소)’이 핵심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카·휴머노이드에도 적용
모바일 GPU는 기기의 두뇌 역할을 하는 AP 탑재를 통해 인터넷에 연결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구동돼야 하는 모든 종류의 AI디바이스에 적용될 수 있다. 예컨대 자율주행 차에서는 5~6대 카메라와 10~20개의 센서에서 들어오는 실시간 정보를 초당 최대 100fps(초당 프레임)로 처리해야 한다. 이는 눈을 초당 100번 깜박이는 것과 같다. 이처럼 고성능 GPU가 요구되는 것은 보행자, 신호등, 차선 등의 이미지를 조금만 늦게 인지해도 초대형 인명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로봇도 GPU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마비된다. 로봇에서 GPU는 카메라로 들어온 정보를 이미지로 변환하는 ‘인지 기능’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은 AI폰을 시작으로 자체 GPU칩이 적용된 AP를 삼성이 그리는 AI 생태계의 주요 플랫폼인 스마트안경, 자율주행차용 인포테인먼트시스템, 휴머노이드 등에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실적을 쌓은 뒤엔 고객사의 주문을 받아 ‘맞춤형 칩’을 만들어주는 주문형반도체(ASIC) 사업도 본격화한다.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가 ‘제2의 브로드컴’, ‘제2의 마벨’이 되는 것이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최근 삼성 파운드리에 이어 팹리스까지 시스템반도체 사업 정상화에 속도가 붙고 있다”며 “GPU 독자 개발 성공은 시스템LSI사업부가 세계적인 팹리스 반열에 오르는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강해령 기자 hr.kang@hankyung.com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