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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 몸값이 1200조인 이유

입력 2026-01-03 05:41   수정 2026-01-03 06:36


지난 2019년 12월 11일 전 세계 투자자들의 이목이 사우디아라비아에 집중됐다. 사우디의 국영석유회사 아람코가 자국 증시에 상장했기 때문이다. 공모(IPO)액은 무려 290억 달러. 글로벌 증시 역사상 역대 최대 규모를 달성했다. 당시 아람코는 단 하루에 벌어들이는 순이익만 2억5000만 달러로 미국 애플의 두 배에 달했다. 세계 산유량의 10분의 1을 생산하며 탄탄한 수익을 올린다는 점이 이 같은 평가를 받은 이유다.

그런데 아람코가 세웠던 이 기록이 2026년 깨질 것으로 전망된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증시 상장을 추진하기로 한 것이다. 현재 스페이스X의 현재 기업가치는 약 8000억 달러로 추정된다. 2026년 기업가치 1조5000억 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다. 2024년 10월 챗GPT 운영사 오픈AI가 기록한 5000억 달러를 넘어서는 수준으로 IPO 성공 시 총 300억 달러 이상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전망이다.

현재 스페이스X는 세계에서 가장 가치가 높은 비상장 기업으로 꼽히는데 이는 그만큼 우주항공산업의 미래가 밝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우주산업은 향후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세계 우주산업이 2020년 3850억 달러 규모에서 2040년 1조1000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메릴린치와 뱅크오브아메리카는 2040년 시장 규모가 2조7000억 달러가 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기도 했다. 수치는 다르지만 우주산업이 향후 폭발적인 성장을 할 것이라는 점에서는 이견을 찾기 힘들다.

키움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스페이스X의 2026년 IPO 추진은 단순히 한 기업의 상장을 넘어 우주산업이 벤처 단계에서 국가 핵심 인프라 자산군으로 편입되는 역사적 변곡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폭발적으로 성장 중인 우주산업
우주 관련 산업을 급속도로 성장시키는 요인들로는 위성통신과 위성방송, 지구관측 영상, 위치측정 데이터 등을 꼽을 수 있다. 여기에 국가가 이끌던 우주 탐사·개발을 민간이 주도하는 ‘뉴스페이스(new space)’ 시대로 접어들면서 글로벌 우주산업 시장 규모가 급팽창하고 있는데 그 중심에 선 기업이 바로 스페이스X다.

2002년 머스크가 설립한 민간 항공우주 기업으로 지난 20여 년간 우주산업의 판도를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주산업 역사상 가장 혁신적인 민간 기업으로 꼽힌다.

스페이스X의 사업 부문은 크게 로켓 발사 서비스와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인 스타링크 등이 있다.

우선 로켓 발사 사업 부문부터 살펴보자. 혁명적인 성과는 재사용 로켓 기술의 상용화다. 주력 재사용 발사체인 ‘팰컨9’ 로켓을 앞세워 우주산업에서 지배적인 위치에 올랐다. 지난해 약 130회, 올해는 약 160회 발사를 기록했는데 단일 부스터를 32회까지 재사용하여 발사 비용을 90% 이상 절감한 것이 특징이다. 이를 앞세워 전 세계 우주발사의 50%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는 87%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한다. 게다가 팰컨9 의 경우 약 70%의 부품을 자체적으로 생산한다. 이 또한 전통적인 항공우주산업 대비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하는 핵심 전략으로 꼽힌다.

다음은 스타링크. 최근 스페이스X의 사업 구조는 발사 서비스에서 스타링크 위성 인터넷으로 급격히 전환되는 모습이다. 1만 개의 위성으로 구성된 스타링크를 통해 저궤도 인터넷 서비스 분야를 선도하며 850만 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스타링크는 올해 스페이스X 전체 매출의 65~7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상장사인 스페이스X는 재무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이런 사업들을 앞세워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매출의 경우 2023년 87억 달러에서 2025년 150억~155억 달러를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평균 50% 이상 고성장하고 있으며 순이익은 2025년 55억~65억 달러로 이익률 37~42%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머스크도 올해 초 올해 스페이스X의 매출이 약 155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는 스페이스X가 “여러 해 동안 현금흐름이 플러스 상태”라고 적기도 했다.
스타십 프로젝트에도 큰 기대
여기서 끝이 아니다. 향후에도 수익을 낼 수 있는 다양한 사업들을 준비하고 있다. 이 중 가장 큰 기대를 모으는 것이 ‘스타십(Starship)’이라는 이름의 프로젝트다. 높이 120m에 달하는 완전재사용 발사체다. 성공 시 발사 비용을 팰컨9 대비 10배 이상 절감해 화성 탐사 등 새로운 우주 활동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를테면 스페이스X는 상장을 통해 마련한 자금을 스타십 우주선 발사 확대와 우주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구축, 달기지 건설과 유무인 화성 탐사에 투입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또 170억 달러를 들여 에코스타로부터 고급무선통신서비스(AWS) 주파수 사용권 등을 인수해 통신사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물론 스페이스X를 바라보는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주요 리스크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미국 연방항공청(FAA)과의 갈등으로 인한 발사 라이선스 지연이다. 2024년 1월 스타십 발사 중 폭발 사고가 발생한 것이 배경이다. 당시 FAA는 사고의 항공 안전 위협 수준이 공개된 것 보다 훨씬 심각했다고 평가했다. 이후 스페이스X의 대응과 안전 프로토콜 준수 여부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머스크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것도 리스크로 지목된다. 그가 다수 기업을 운영하는 데다 정치적 논란까지 일으키고 있어 자칫하다간 회사의 명운을 건 프로젝트인 스타십 개발이 지연되거나 또는 실패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아울러 일각에선 스페이스X의 IPO 성사 여부와 시기, 평가 가치(밸류에이션)가 확정되지 않은 점 역시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래에셋 등 국내 수혜주에도 관심 집중
스페이스X가 상장을 추진한다는 소식에 국내 증시도 들썩이고 있다. 최대 수혜주로는 미래에셋그룹이 꼽힌다. 증권과 자산운용이 공동으로 3년 전 스페이스X에 4000억원 규모의 지분투자를 했기 때문이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에 대한 기대가 높다. 공시에 따르면 미래에셋글로벌스페이스투자조합1호의 증권 지분의 경우 미래에셋증권이 약 89%를 보유하고 있다.

스페이스X가 성공적으로 상장할 경우 미래에셋그룹이 투자했을 때 대비 기업가치가 10배가량 뛸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 회사의 주가도 연일 급등하는 모습이다.

국내 우주항공 관련주도 강세다. 예컨대 세아베스틸지주는 자회사 세아창원특수강을 통해 스페이스X에 특수 합금 공급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이치브이엠과 스피어도 스페이스X에 특수 금속을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지며 주가가 우상향 중이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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