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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AI와 저작인격권[주석호·황지원의 지식재산권 산책]

입력 2026-01-03 07:08   수정 2026-01-03 07:09

[지식재산권 산책]

전 세계에서 생성형 AI 개발사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소송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작가와 출판사들이 오픈AI나 메타 등을 상대로, 유럽과 한국에서는 음악권리단체와 방송사 등이 AI 모델의 무단 학습을 문제 삼아 소송을 제기했다. 이러한 분쟁은 주로 AI 학습을 위한 저작물의 무단 이용이 복제권·전송권 등 저작재산권을 침해하는지가 쟁점이지만 AI 시대에 창작자의 인격적 권리 보호도 중요한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저작인격권은 창작자의 명예와 개성을 보호하는 권리로 공표권·성명표시권·동일성유지권 등을 일컫는데 저작물에 대한 경제적 권리와 별개로 인정된다. 저작인격권은 양도나 포기가 불가능하므로 설령 저작재산권을 이전하여 AI 학습을 허락했더라도 원저작자는 자신의 이름이 빠지거나 작품 내용이 임의로 변경되는 경우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또한 우리나라 저작권법상 저작인격권의 행사에 공정이용 법리를 비롯한 저작재산권의 제한사유가 적용되지 않으므로 AI 학습이 저작재산권 침해를 구성하지 않더라도 저작인격권 침해는 여전히 성립할 수 있다.

해외 분쟁 사례를 살펴보면 미국 북부 캘리포니아지방법원은 앤트로픽 사건(Bartz, et al. v. Anthropic PBC)과 메타 사건(Kadrey v. Meta Platforms, Inc.)에서 공통적으로 AI 모델 학습을 위한 저작물 이용이 미국 저작권법 제107조의 공정이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앤트로픽 사건에서 법원은 작가들의 서적을 이용해 LLM ‘클로드’를 학습시킨 행위가 원저작물을 단순 복제·배포하는 것이 아니라 통계적·언어적 분석을 통해 새로운 텍스트 생성을 가능하게 하는 변형적 이용이라고 보았다.

다만 해적판 서적을 기반으로 ‘중앙도서관’을 구축·보유한 행위에 대해서는 공정이용을 부정하였다.

메타 사건에서도 법원은 LLM ‘라마’ 학습을 위한 서적 이용이 변형적 목적을 가지며 저작권자들이 AI 이용으로 인한 구체적 시장 손해를 입증하지 못했다는 점을 들어 공정이용을 인정하였다. 두 사건 모두 저작재산권 침해만이 문제되었고 저작인격권에 대한 판단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한편 독일에서는 음악저작권관리단체인 게마(GEMA가) 챗GPT를 서비스하는 오픈AI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소송(GEMA v. OpenAI)을 제기하였다. 게마는 챗GPT가 간단한 프롬프트 입력만으로도 유명 노래 가사 9곡을 사실상 원문과 동일하게 재현하는 문제가 발생하였으며 이는 AI 학습 단계에서의 복제권 침해와 산출 단계에서의 공중접근권(전송권 유사), 저작자 승인권(성명표시권 유사), 왜곡 등 금지 권리(동일성유지권 유사) 침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대해 최근 뮌헨지방법원은 원저작물이 AI 모델의 파라미터에 재현 가능한 형태로 포함되어 있고 매우 단순한 프롬프트만으로 가사가 출력되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저작물의 고정과 재현이 AI 모델 내부에서도 이루어졌다고 보아 학습 단계와 산출 단계 모두에서 저작권자의 배타적 이용권이 침해되었다고 판단하였다.

특히 독일 저작권법상 텍스트·데이터마이닝(TDM) 면책 규정은 단순한 정보 분석을 위한 기술적 복제에 한정되며 AI 모델이 학습 데이터를 재현할 수 있는 경우에는 적용될 수 없다고 보아 TDM 면책을 부정하였다. 다만 법원은 저작재산권 침해에 근거한 금지청구가 이미 인용된 점 등을 이유로 저작자 승인권이나 왜곡 등 금지 권리 등 저작인격권 침해 주장은 별도로 인정하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는 AI와 저작인격권을 다룬 판결은 아직 확인되지 않지만 생성형 AI로 인해 저작인격권 침해가 발생할 수 있는 몇 가지 상황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우선 AI가 공개되지 않은 창작물을 무단 학습하고 그 내용을 노출하면 저작자의 공표권을 침해할 수 있다. 또한 게마 사건에서와 같이 AI 산출물이 기존 저작물의 주요 부분을 그대로 재현하면서 정당한 저작자 표시를 생략한다면 성명표시권 침해가 성립할 여지가 있다.

나아가 AI가 학습한 창작물의 표현 형태를 변형하여 원작의 개성을 훼손할 경우 산출 단계에서의 동일성유지권 침해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예컨대 화가의 독창적 화풍을 모방한 AI 그림이 원작의 분위기를 망가뜨리거나 원곡 음악을 변형한 AI 리믹스가 작품의 조화를 해칠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한편 AI가 특정 인물의 목소리나 문체를 흉내 내어 마치 당사자가 만든 콘텐츠인 양 유통하는 경우에는 부정경쟁방지법이나 표시광고법 위반이 성립할 여지가 있다.

생성형 AI의 확산으로 저작권 분야에서는 저작재산권뿐 아니라 저작인격권 측면에서도 새로운 쟁점이 대두되고 있다. 기술 발전에 따라 AI 활용이 보편화되더라도 창작자는 자신의 이름과 작품 정체성이 훼손되지 않을 권리를 꾸준히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관련 분쟁에서 창작자의 인격권 보호와 AI 기술혁신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마련할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주석호·황지원 법무법인(유) 세종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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