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맥도날드가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로코노미(Loconomy)’의 선두주자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5년간 창녕 마늘, 보성 녹돈, 진도 대파, 진주 고추, 익산 고구마 등 지역 식재료를 기반으로 한 신메뉴로 경쟁사와의 차별화에 성공했다. 동시에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면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7월 출시된 ‘익산 고구마 모짜렐라 버거’도 그 연장선이다. 한국맥도날드에 따르면 익산 고구마 모짜렐라 버거는 출시 9일 만에 판매량 100만개를 돌파한 데 이어, 한 달 새 240만개가 팔렸다. 신메뉴에는 전북 익산에서 재배된 고구마 200t이 사용되면서 역대 프로젝트 사상 최대 수매량을 기록했다. 한국맥도날드는 지난 8월 소비자들의 요청에 힘입어 ‘창녕 갈릭 버거’를 재출시하기도 했다. 누적 판매량 537만개를 돌파하면서 스테디셀러 메뉴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한국맥도날드가 지역 특산물 신메뉴를 선보인 건 202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소비자에게는 신선한 맛을, 지역 농가에는 활력을 제공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농산물을 수매해 시즌 한정 메뉴를 선보였다. 이른바 ‘한국의 맛’ 프로젝트다. 대파, 마늘 등 버거 재료로는 잘 쓰지 않는 특산물을 새롭게 재해석한 덕분에 소비자들 사이에서 ‘기존 햄버거와는 다르다’는 반응을 얻기 시작했다.
한국맥도날드의 ‘한국의 맛’ 프로젝트에는 원칙이 하나 있다. ‘유명한 산지보다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지역과의 협업을 지향하자’는 것이다. 지역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신메뉴 이름에 지역 이름도 넣었다. 한국맥도날드 관계자는 “지역명을 넣은 건 전 세계 맥도날드 지사 가운데 한국만의 특징”이라며 “지역 농부를 광고 모델로 기용한 점도 진정성을 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했다.
사회적 가치 창출 효과도 숫자로 나타나고 있다. 임팩트 측정 전문기관 트리플라잇에 따르면 ‘한국의 맛’ 프로젝트를 통해 지난 4년간 약 617억원의 사회·경제적 가치가 창출됐다. 지역 브랜드 가치 향상, 농가 소득 증대 등 실질적인 성과를 고려한 수치다. 단순한 신메뉴 개발을 넘어 지속 가능한 상생 모델로 자리매김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글로벌 본사에서도 한국맥도날드의 성과를 주목하고 있다. 맥도날드는 올 하반기 한국에서 처음으로 아시아 지역 전략회의를 열었다. 아시아 10개국의 대표이사 및 주요 임원이 참석한 자리에서 한국맥도날드의 ‘한국의 맛’ 프로젝트가 모범 사례로 등장했다. 한국맥도날드는 매년 여름에 시행하던 ‘한국의 맛’ 프로젝트를 시행 기간을 1분기로 넓히고, 버거 외에 스낵과 음료 메뉴 개발에도 나설 계획이다.
한국맥도날드 관계자는 “로코노미 전략은 맥도날드가 추구하는 핵심 가치 중 하나인 ‘커뮤니티’와 맞닿아 있다”며 “향후 농가와의 협업을 더욱 확대해 지역 사회와의 지속가능한 상생 모델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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