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 정치범 석방을 협상하는 과정에서 '다이어트약' 덕을 봤다는 후문이 전해졌다.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의 벨라루스 특사 존 콜이 미국 제약업체 일라이 릴라의 비만치료제 '젭바운드'로 루카셴코 대통령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보도했다.
벨라루스는 앞서 이달 중순 미국이 벨라루스산 칼륨 제재를 해제하는 대가로 노벨평화상 수상자 알레스 비알리아츠키 등 정치범 123명을 석방했는데 이 과정에 비만치료제가 톡톡한 역할을 했다는 것.
벨라루스는 러시아의 동맹으로 루카셴코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절친이자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로 불린다.
콜 특사는 루카셴코 대통령과 개인적으로 친밀한 관계를 구축하며 합의를 이끈 것으로 전해졌다.
베테랑 변호사인 콜은 트럼프 대통령을 대변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기업들과 소송전을 벌이며 트럼프 행정부 내 입지를 쌓았고, WSJ과의 인터뷰에서 "서방이 혐오하는 '트럼프식' 접근법이지만, 우리는 누구와 대화하든 상관없다. 상대가 당신이 원하는 것을 들어줄 수 있다면 그뿐"이라고 말했다.
보도에 따르면 콜 특사는 벨라루스 민스크에서 루카셴코 대통령을 자주 만나 식사를 함께하고 술잔을 주고받았다. 벨라루스는 트럼프 집권 2기 들어 제재 완화를 노리며 은밀하게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작업해 왔다.
그러던 지난 6월. 루카셴코 대통령은 2개월 만에 만난 콜 특사가 살이 많이 빠진 것을 보고 "체중이 줄었냐?"고 물었고, 콜은 젭바운드 덕분이라며 이 비만치료제의 안내서를 루카셴코에게 건넸다고 WSJ은 전했다.
71세로 과체중인 루카셴코 대통령은 평소 체중 감량에 관심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에 미국은 루카셴코에게 개인적으로 젭바운드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이번 사례에 대해 WSJ은 세계에서 가장 억압적인 정권 중 하나인 벨라루스를 상대로 트럼프 행정부가 '기이한 외교적 시도'로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정치범 석방을 끌어냈다고 평가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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