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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테크 엄두 못 내면서 한강벨트만?"…2030에게 현실 조언 ['영포티' 세대전쟁]

입력 2025-12-29 06:49   수정 2025-12-29 08:26

부동산자산은 종종 세대 갈등의 언어로 번역된다. 20·30대는 기성 세대를 향해 '먼저 올라간 뒤 사다리를 걷어찼다'는 차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지만, 정작 40대는 부동산 광풍 속에서 '벼락거지'가 가장 많은 세대라는 현실을 맞이하고 있다. '영포디 세대전쟁' 부동산 편이 충돌하는 세대 간 갈등의 현주소를 보여줬다면, 이번엔 각 세대가 취해야 할 실전 전략에 대해서 알아봤다.

김효선 NH농협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부동산 시장이 '세대 전쟁'의 장(場)이 아니라고 우선 지적했다. 얼핏 세대 갈등으로 비칠 수 있는 부동산 시장 내 갈등은 사실은 고액 자산가와 그렇지 않은 이들 간의 격차라는 게 그의 얘기다. "같은 20대 청년이라도 어떤 이는 부모의 증여 덕에 출발선을 앞당기고, 어떤 이는 월급만으로는 따라잡기 힘든 장벽 앞에 섰다"고 했다.

김 수석전문위원은 이런 현실을 지적하며 "초반엔 전략을 세우는 게 애매하다"며 시드머니가 적을 때는 부동산이든 금융이든 '몰빵'에 가까운 선택을 강요받고, 그 한 번이 성공해야 비로소 여유 자금이 생기며 분산투자가 가능해진다고 했다.

그렇기 때문에 선택지가 많지 않은 2030에게는 '몸테크'에 무게 중심을 둔 선택을 제안한다. 만약 부동산이 아닌 다른 자산을 굴릴 수 있다면 "전·월세 대안을 고민해보고, 그 목돈을 다른 쪽으로 투자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훨씬 좋을 것 같다"는 제언도 했다. '한강벨트 신축'이라는 넘보기 힘든 '캐슬'만 쳐다보지 않는다면, 살 수 있는 주택을 생각보다 많다고도 했다.

4050에 대해선 역시 '좋은 한 채' 전략을 제시했다. 강남 3구와 마용성 등이 왜 '안전자산'처럼 굳어졌는지에 대한 구조적 해석과 함께다. 은퇴 세대에 대해서는 전통적인 방법인 '월세 받는 상가'의 허점에 관해 설명하며, '자산 건강검진'을 추천했다.

김 수석전문위원은 결국 '정책 수정'도 일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는 대출을 강하게 규제해둔 상태에서 청약도 기이한 구조이다 보니 중저가 지역에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 청년들에게 기회가 골고루 돌아가지 않는다고 했다. 결국 청약에 한해서라도 대출 규제를 완화하고 '로또 청약'을 양산하는 분양가상한제도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김효선 NH농협 부동산 수석전문위원과의 일문일답이다. <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border:1px solid #c3c3c3" />
▶각종 대출 규제로 인해, 특히 2030에게 부동산 투자 진입 장벽이 높아진 것 같다. 2030의 부동산 투자는 어떻게 달라지고 있고,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과거에는 부동산을 자산으로 명확하게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사람들은 극히 소수였다. 그런데 코로나 기점으로 너무 달라졌다. 자산이 올라가는 속도 등이 매체를 통해 모두에게 공개가 되다 보니 이제는 부동산을 자산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다른 자산보다 더 빠르게 수익을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이라면 감당하고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

가장 안전하면서도 많은 국민들이 하는 게 청약이다. 그런데 청약 문이 좁기 때문에 요즘은 경매도 많이 한다. 대출 제약이 많긴 하지만 청년 세대가 접근하는 금액대 아파트는 6억 대출이 가능하다. 이 경우 소득이 2억원 정도 있어야 하는데, 대부분 원하는 만큼 대출받아서 주택을 매입할 수 있다. 그런 경우라면, 아파트는 타이밍밖에 없다.

좀 더 적극적인 성향을 갖고 있다면 최근에는 재개발이 핫하다. 안정적인 아파트보다는 몸테크 방법도 있다. 빌라 등 리스크를 감당하면서 할 때는 그만큼 수익률이 크다. 리스크와 수익률은 비례한다."

▶최근에는 2030세대가 부동산 외에 주식이나 코인 등 다른 자산 투자를 적극적으로 하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이들에게 '부동산 투자'는 꼭 필요한가?

"소득이 비교적 높지 않고 정기적으로 소득이 산출되지 않는다고 한다면, 부동산 투자는 쉽지 않기 때문에 주식 등 투자로 대체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부동산 투자는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부동산 투기는 지양하는 편인데, 주택의 경우 투기가 과열되면 전반적으로 사회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거니까 살 집 하나 정도나 상업용 부동산 쪽으로 좀 더 확장되어야 한다고 본다.

개인 성향에 따라서 부동산이 아무래도 아직은 안정적이면서도 자산 증식 속도가 빠른 편이기 때문에 선택의 문제로 보인다. 또 인구가 굉장히 빠르게 줄고 있기 때문에 신념이 따라서 얼마든지 선택지는 있다고 본다. '한강벨트', '신축' 이런 키워드만 걷어내도 지금도 살 수 있는 주택은 많지 않나."

▶2030이 부동산 투자에 나선다면, 대부분은 '첫 집'을 사게 될 텐데, 첫 집 마련을 할 때 투자와 실거주 주 어느 쪽에 무게를 둬야 할까?

"젊을수록 투자 쪽에 더 무게 중심을 둬야 한다고 생각한다. 주거 목적이라면 굳이 주택을 매입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임차 제도가 워낙 잘 되어 있다. 전·월세 시장이 불안하다고는 하지만 개개인의 계약 시점에 따라서 다양한 전략을 세울 수도 있다.

굳이 부동산으로 투자하고 싶지 않다고 하면 매입을 권유하진 않는다. 특히 지방을 보면 거주하기 좋은 자연 친화적이고 건폐율도 낮고 이런 데는 자산 가치 상승률이 거의 제로에 수렴하고 있고, 환금성도 떨어진다. (자산 가치가) 올라가지 않을 것을 알면서 거주 만족감을 누리겠다고 하는 것보다는 전·월세 대안을 고민해보고, 그 목돈을 다른 쪽으로 투자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훨씬 좋을 것 같다."

▶2030 무주택의 경우, 지금 시장에서 '기다리는 전략'도 합리적 선택이 될 수 있을까?

"자산 여력이 충분하지 않다고 했을 때, 무리해서 지금이라도 안 오른 걸 골라서 사는 것은 권유하지 않는다. 다만 (규제) 제도가 강력하게 되어 있는 상황에서도, 많은 사람이 선호하는 지역 매입이 가능하다고 한다면 지금 매입하는 것도 좋다고 본다. 2026년부터 공급이 확 줄어들면서 정말 문제이기는 하다. 지금 선호되는 아파트는 가격이 내려가기는 쉽지 않다. 그 정도를 살 수 있는 여력이 되는 분들은 언제든지 매입을 고려하는 게 좋다."

▶4050세대는 생애 주기에서 소득이 가장 많은 구간을 지나고 있다. 자산 증식에서 가장 유리한 세대로 꼽힌다. 4050세대는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할까?

"우선 4050은 2030이든 지금 자산이 어느 정도 축적돼 있느냐가 제일 중요하다. 4050 보통 세대가 자녀를 키우면서 첫 집을 마련하든 갈아타기를 고려하는 경우라면, 많은 사람이 더 우수하다고 생각하는 입지 쪽으로 계속 갈아타기 하는 전략을 세우는 게 가장 유리하다.

앞으로는 점점 더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에 '15억 초과 아파트 대출 금지'했을 때 해당하는 대부분 주택이 강남이나 마용성이었다. 가장 대출을 많이 끌어서 매입했을 시기에 그 지역은 대출받아서 산 사람이 없는 셈이다.

고금리였던 2022년이나 2023년 상반기에도 그 지역은 '영끌러'들이 없는 것이고, 그 전에 대출받고 사신 분들은 가격이 많이 올랐으니 급하게 처분할 일이 없다. 소유자 자체가 견고해지는 것이기 때문에 시황을 안 타게 된다. 기다리면 가격이 올라가는 시점이 있다는 것을 경험했는데 팔 이유가 없을 정도로 자체 지역이 견고해졌다. 그야말로 '안전자산'처럼 된 것이고, 그렇지 않은 지역들만 계속 (가격이) 왔다 갔다 하는 거다. 사람들이 그런 지역으로 들어가려고 하는 것은 경제적 관점에서 굉장히 합리적인 판단이다. 특히 4050 세대는 강남아파트를 실거주도 되면서 자산증식 속도도 빠르고, 노후 보장할 수 있는 자산으로까지 여긴다. 증여를 생각해도 이만한 자산 수단이 없다는 이런 인식을 바꾸기가 어렵다."

▶4050세대는 2030과 비교해 부동산 거래 경험이 쌓인 데다, 소득도 빠르게 늘어나는 시기다. 이 세대가 흔히 저지르는 판단의 오류가 있다면 무엇일까?

"부동산은 무조건 오른다는 인식이나 대출은 무조건 유리하다는 인식이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통용되던 청약 불패도 최근에 다시 생각해봐야 할 대전제들이다. 예전에 부동산이 다 올랐지만, 지금은 영원히 안 팔릴 수도 있고 청약도 미분양 난 곳이 많다. 과거에는 청약 미분양이 나도 지역마다 세대가 분리되고 인구도 늘어나고 젊은 세대도 그 지역에서 경제 활동을 하니까 어느 시점이 되면 순환이 됐다. 이제는 20대는 70%가 수도권으로 이동하고 인구는 계속 고령화되고 있다. 그런데 10년 평균치로 계속 공급하면 청약을 다 소화하기도 어렵다.

대출의 경우도 요즘에는 기준금리와 대출 금리가 비례해서 움직이지 않는다. 또 금리와 상관없이 대출 규제가 있을 수 있다. (대출이) 가능하다고 해서 풀로 받아버리면, '모든 부동산은 오른다'는 인식과 결합해 큰 오류가 있을 수 있다. 부동산 처분이 안 될 때는 (대출이) 감당하기 힘들어질 수 있다."

▶'실거주 1주택'을 가진 4050의 경우, 추가 투자도 유효한 전략일까?

"추가 투자는 지양하는 게 맞는 것 같다. 지금은 중저가 주택을 몇 채 가진 것보다 좋은 한 채를 가지는 게 (자산 가치 상승) 속도도 빠르고, 세제에서도 유리하다. 또 내년에 세금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 특히 보유세는 언제가 될지 불분명하지만 오를 수밖에 없다. 급하게 처분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의미 없이 두 채를 사는 건 지양해야 한다."

▶4050의 경우, 2건 이상 주택을 소유한 다주택자 비중도 어느 연령보다 높다. 다주택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조언이 있다면?

"다주택자들이 문재인 정권 때 보유세를 많이 부과 당한 경험을 하다 보니 계속 유지하려고 하는 사람이 드물긴 하다. 다들 한 채를 남겨두고 매각하거나 증여하거나 그렇게 많이 했다. 아직 보유하고 있다면 필요에 의해서나 처분을 못 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렇지 않다면 앞으로는 거주와 자산 증식 목적인 '한 채'로 최종적으로 소유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더 유리하다.

▶은퇴를 앞둔 세대의 경우, 부동산이 '현금흐름 자산'으로 기능할 수 있을까?

"지금 시장에서는 입지가 굉장히 중요하다. 이미 보유한 입지가 우수한 주택이나 상업용 부동산은 수익률이 더 올라갈 여지가 있어서 계속 유지해도 좋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예를 들어 금융으로 있던 자산을 은퇴 후에 상가 같은 것으로 바꿔 사는 것은 다시 생각해야 한다. 지금까지 (은퇴 세대가) 많이 취한 전략은 대부분 수익형 부동산을 매입해 월세를 받는 것이었다.

그런데 지금 상업용 부동산이 심각한 상황이고, 주요 입지도 공실이 많다. 대지 지분 100%가 아닌 구분상가 같은 것은 매각도 어렵다. 수익률도 많이 나오지 않는다. 서울에서도 많이 나와도, 단순 매입가 대비 월세가 4% 정도다. 여기에 비용 등을 다 넣으면 2~3%대로 떨어진다. 이런 건 굳이 부동산으로 월급을 만들 필요는 없다고 본다. 아직은 금융 상품 중에 대안이 될 상품들이 있다. 수익형 부동산과 비교했을 때 금리가 높은 금융이 더 좋다. 자세히 따져봐야 한다."

▶은퇴 세대의 경우 수익 극대화보다 리스크 관리가 더 중요해질 것 같다. 지금 시점에서 60대 이상의 부동산 투자 핵심 키워드는 무엇일까?

"일단 전체적으로 자산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해야 한다. 부동산과 금융 자산을 한 번 펼쳐 놓고 옥석 가리기 하는 게 중요하다. 자산가들이 많이 내는 상속세나 보유세 등은 계속 부담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부동산도 예전처럼 무조건 오르거나, 내놓기만 하면 처분되지는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매각해야 할 것을 골라야 한다.

지금은 별로 지만 호재가 있어서 나중에 오를 것 같다면, 증여나 개발도 고민해봐야 한다. 자산 증식보다는 가지고 있는 자산을 더 건강하게 만들어야 한다. 즉 부동산을 포함한 모든 자산을 펼쳐 놓고 노후와 자녀 증여, 부동산자산 처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전체적인 계획을 세우는 게 좋다. 5대 은행을 비롯한 증권사 등에 전문 인력이 있으니 가능하다면 도움을 받아서 한 번쯤 들어보시는 것도 좋다."

▶과거와 비교해보면 부동산이 '계층 이동이 가능한 시장'이라는 인식이 흔들리고 있는 것 같다. '사다리가 끊어졌다'는 일각 평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대출을 너무 옥죄어놓은 상태에서 청약도 기이한 구조다. 예컨대 강남 3구와 용산구는 분양가상한제 때문에 '로또 청약'인데, 대출이 안 나오니 기회라도 잡으려면 현금이 수십억 원 있어야 한다. 또 외곽은 구축도 안 팔리는데 그것보다 높게 분양가를 책정한다.

주거 사다리가 필요한 분들은 나중에 (가격이) 떨어질 것 같은 고민 탓에 기회를 잡을 수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청약에 있어서만큼은 강력한 대출 규제를 좀 조정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분양가상한제 유지도 고민해봐야 한다. 입지가 좋은 지역은 분양가상한제에도 불구하고 상업성이 나오니까 공급이 그나마 된다. 중저가 지역의 공급을 원활하게 하는 방법을 계속 고민해야 한다."

▶최근 세대 갈등 프레임의 중요한 이슈 중 하나가 부동산이다. 실제 시장에서 세대 간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측면이 있다고 보나?

"세대라기보다는 고액 자산가와 그렇지 않은 이들 간의 갈등이 더 크다. 같은 청년이라고 해도 (상황이) 너무 다르다. 고액 자산가의 자녀는 증여로 매입할 수 있다. 지금 시장에서 일부 지역 부동산 가격이 미친 듯이 오르는 이유는, 가장 자산을 증식할 기회가 많았던 60년대 초반 년생들이 전체 자산을 설계하는 과정과 2030 세대가 양가 지원을 받아 매입하는 상황이 겹친 영향이 있다. 이런 것을 보면 월급만 받고 (증여 등) 배경이 없으면, 시장에 진입하기가 너무 어렵기 때문에 젊은 세대의 불만이 쌓이면서 '세대 갈등'으로 표현이 되는 것 같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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