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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참아" 분노의 '탈팡' 행렬…이마트·네이버가 파고든다 [한경우의 케이스스터디]

입력 2025-12-28 20:15   수정 2025-12-28 20:16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빚은 쿠팡에서 사용자 이탈 조짐이 나타난 가운데 증권가에선 경쟁사의 점유율 확대 가능성이 제기됐다. 3370만 명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일어난 후 문화·예술계와 정치권 인사들의 ‘탈팡’(쿠팡 탈퇴) 인증 릴레이가 이어지고, 연말 대목에 결제건수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쿠팡 창업주인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개인정보 유출 사태 후 한 달여 만인 28일 처음으로 사과했지만, 국회 6개 상임위원회 연석청문회에 출석하지 않겠다는 의사는 고수했다.
쿠팡 개인정보 유출 규모 3370만 명 수정 후 주가 13% 하락
쿠팡의 자체 조사결과 발표 후 첫 거래일인 지난 26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쿠팡 모회사인 미국의 쿠팡Inc는 직전 거래일보다 6.45% 오른 24달러27센트에 거래를 마쳤다. 쿠팡은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지난 25일 낸 보도자료에서 포렌식 증거를 활용해 고객 정보를 유출한 전직 직원을 특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는 개인정보 유출 규모를 기존 4500명에서 3370만 명이라고 수정하기 직전인 지난달 28일 주가(28달러16센트)와 비교하면 13.81% 하락한 수준이다. 미국에서 주주들의 집단 소송이 본격화하는 데 더해, 한국에서 고객 이탈이 본격화할 조짐이 나타난 영향이다.

쿠팡의 주주 조셉 베리는 지난 18일 쿠팡 법인, 실질적 오너인 김범석 의장, 거라드 아난드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상대로 증권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쿠팡이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해 제때 공시하지 않은 데 따른 주주의 피해를 배상하라는 소송이다.

한국에서는 ‘탈팡’이 가속화할 조짐이다. 배우 문성근·김의성의 ‘탈팡 인증 릴레이’가 정치권으로 번지며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등이 동참했다.

실적이 쪼그라들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조승환 국민의힘 의원실이 KB국민·신한·우리·하나·삼성·현대 등 카드 6개사의 쿠팡 결제 이용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3일까지 2주 동안 쿠팡에서의 결제 승인 건수는 4495만4173건으로, 직전 2주(11월16~29일) 대비 4.1% 감수했다. 블랙프라이데이를 비롯한 연말 쇼핑시즌에 각종 할인 행사라 몰리는 12월 초에 결제건수가 감소한 건 이례적이다.

한편 김범석 의장은 쿠팡 모기업 쿠팡Inc의 의결권 70%를 보유한 실질적 경영자이나 지금껏 여러 차례 있었던 국회의 출석 요구에 단 한 번도 응하지 않았다. 최민희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김범석 의장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의 불출석 사유서를 공개했다. 김범석 의장은 "현재 해외 거주 중으로, 2025년 12월 30일과 31일에 기존 예정된 일정으로 인한 부득이한 사유로 청문회에 출석이 어렵다"고 밝혔다.
쿠팡 아성 깨질까…"이커머스 재편 과정서 경쟁사 침투"
증권가에선 이번 사태 이후 쿠팡의 경쟁력에 균열이 생기고, 그 틈을 후발주자들이 비집고 들어올 가능성이 제기됐다.

남성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온라인 커머스 시장이 재편되는 과정을 겪고 있고, 온라인몰 업체와 물류회사들의 전략적 연합이 이뤄지는 중”이라며 “주요 경쟁사들의 쿠팡 점유율 침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관련해 가장 돋보이는 종목으로는 CJ대한통운을 꼽았다. 올해부터 주7일 배송을 시작했다. 남 연구원은 “쿠팡만의 경쟁 우위였던 배송서비스가 강화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멤버십 서비스 경쟁력 격차도 줄어들 전망이다. 이마트는 내년 1월 새로운 온라인 멤버십 서비스인 ‘쓱세븐클럽’을 출시할 예정이다. 온라인 쇼핑 결제액에 대한 적립에 티빙 구독권 쿠폰 등이 멤버십 서비스에 포함된다. 온라인 쇼핑에 콘텐츠를 더해 고객을 묶어두려는 전략이라고 남 연구원은 평가했다. 이미 NAVER는 월 4900원에 쇼핑 적립, 오프라인 혜택, 넷플릭스를 비롯한 콘텐츠 서비스 중 하나를 제공하는 네이버플러스멤버십을 운영하고 있다.

남 연구원은 “쿠팡의 경쟁 이커머스 업체들의 전략적 변화는 쿠팡이 가지고 있던 소비자·생산자 '록인 효과'(고객 이탈 방지) 와해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당초 개인정보 유출 파문에도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대한 쿠팡의 지배력은 공고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실제 JP모건도 유출 규모가 3370만 명으로 확대된 직후 “쿠팡은 한국 이커머스 시장에서 사실상 대체하기 어려운 지위를 갖고 있다”며 “잠재적인 고객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이에 더해 남성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쿠팡의 밸류체인을 감안할 경우 정부의 적극적 개입(제재)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쿠팡의 연간 직접 고용 규모는 약 9만~10만명 수준으로 알려졌고, 쿠팡을 통해 판매되는 판매자 및 쿠팡이츠 배달 라이더를 포함할 경우 그 규모는 더욱 크다”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쿠팡의 경쟁기업들의 주가는 ‘반짝 상승’에 그쳤다. 최대 수혜주로 꼽힌 CJ대한통운도 이달 들어 지난 24일까지 4.27% 오르는 데 그쳤으며, NAVER는 오히려 3.07% 하락했다. 이마트는 8.95% 상승했지만, 쿠팡 파문의 반사이익보다는 신세계푸드 완전 자회사 편입 추진에 따른 거버넌스 개선과 동서울터미널 재개발에 따른 수혜 기대가 주가를 끌어 올렸다.

하지만 쿠팡의 미진한 대응이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태 초기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지난 25일엔 개인정보 유출자를 특정해 모든 장치와 하드디스크를 회수·확보했고, 외부 전송은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고 쿠팡이 밝혔지만, 이에 대해 정부는 “민관합동조사단에 의해 확인되지 않았다”며 “일방적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여기에 쿠팡은 지난 26일 “정보유출자 조사는 쿠팡의 단독 행동이 아니고 몇 주간 매일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진행된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한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직후 ‘셀프 수사’ 비판이 제기되자 내놓은 반응이다.

남 연구원은 “소비자들의 쿠팡에 대한 평판 감소, 이게 판매자의 손해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경쟁사들의 점유율 침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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