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국내 연구개발(R&D) 투자액이 130조원을 넘어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이 사상 처음 5%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 출자 재원이 100조원을 넘기고, 주요 기업의 R&D 지출이 1년 새 14조원 이상 늘어나는 등 ‘민간 주도’ 투자 흐름이 증가세를 견인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6일, 공공연구기관·대학·기업 등 6만9042개 기관을 대상으로 수행된 R&D 활동을 조사한 ‘2024년도 연구개발활동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총연구개발비는 131조462억원으로 전년보다 11조9722억원 증가했다. GDP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으로 환산하면 5.13%다. 해외 주요국의 지난해 통계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2023년 기준 6.35%인 이스라엘에 이어 세계 2위라는 게 과기정통부 측 설명이다.


투자액이 늘어난 데는 민간 출자가 있다. 민간·외국 재원은 103조2790억원으로 집계 이후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어섰다. 정부·공공 재원은 27조7672억원이었다. 연구주체별 개발비는 기업이 106조6988억원이고, 공공연구기관(13조2936억원)이 뒤를 이었다. 일부 연구주체별 개발비는 민간 재원과 정부 재원이 합산돼 있다.
매출 상위 10개 기업의 연구개발비 증가도 두드러졌다. 이들 기업의 R&D 지출은 2023년 35조8721억원에서 지난해 50조1266억원으로 14조2545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연구원은 7만167명에서 7만9622명으로 9455명 증가했다.
실제 지난해 국내 대기업들은 R&D 투자를 잇따라 확대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역대 최대인 35조원을 R&D에 투입했다. 2023년 28조원에서 25% 늘어났다. 삼성전자는 2022년부터 경기 기흥캠퍼스 내 차세대 반도체 연구개발(R&D)단지 'NRD-K'를 조성 중이다. 삼성전자가 미래 반도체 기술을 선점하기 위해 건설 중인 최첨단 복합 연구개발 단지로, 2030년까지 총 투자 규모는 20조원에 이른다. SK하이닉스도 같은 기간 R&D 지출액이 4조1884억원에서 4조9544억원으로 증가했다. 업계에선 반도체 등 주력 제조업뿐 아니라 인공지능(AI) 인프라 등 미래 투자 수요가 커진 흐름이 반영된 것으로 봤다.
연구 단계별 개발비에서는 개발연구가 86조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11.1%로 기초·응용 연구를 크게 웃돌았다. 미래 먹거리를 선점하려는 기술 경쟁이 심화하며 개발 단계 프로젝트가 늘어난 점이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최영총 기자 youngch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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