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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시장 전망 안갯속…살아남는 자산의 조건 [더 머니이스트-김용남의 부동산 자산관리]

입력 2025-12-29 06:30  


현재 글로벌 부동산 시장은 한 치 앞이 보이지 않는 짙은 안개 속에 갇혀 있습니다. 시장 회복 속도와 금리 향방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 불투명한 시야 속에서 항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과거처럼 명확한 상승 국면이나 하락 국면으로 구분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관망과 불안이 뒤섞인 시장 분위기 역시 길어지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급격히 오른 금리는 자산 가치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혔고, 건설 비용 급등은 신규 공급 시장을 얼어붙게 했습니다. 그러나 2026년을 앞둔 지금, 업계 데이터와 전문가들의 통찰은 명확한 방향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거시적 경제 변수를 상수로 받아들이고, 자산 자체의 ‘상대적 품질’을 지켜내는 '내실 경영 시대'로의 진입입니다.

우선, 금리라는 거대한 경제적 중력을 냉정하게 인정해야 합니다. 최근 부동산 시장은 금리 인상에 따른 자산 가치 재조정(Repricing)이라는 혹독한 주기를 거쳐왔습니다. 단기간에 형성됐던 자산 가치 프리미엄이 빠르게 걷히면서, 과거의 기대 수익률을 전제로 설계된 투자 구조는 근본적인 재검토를 요구받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의 시각을 종합해 보면, 약 90%가 여전히 금리와 자본 비용을 최대 현안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는 저금리 시대의 투자 문법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음을 시사합니다. 과거 연 2%대 금리 환경에서 통했던 공격적 레버리지 전략은 이제 오히려 리스크 요인이 됐습니다. 이제 자산 관리의 핵심은 금리 하락을 막연히 기다리는 것이 아닙니다. 높아진 자본 비용 구조에서도 견딜 수 있는 안정적 현금 흐름을 확보하고 보수적인 수익률 설계를 기본값으로 설정하는 데 있습니다.

이 같은 환경 변화는 자산 관리의 관점을 ‘확장’에서 ‘유지’로, 나아가 ‘방어’에서 ‘선별적 강화’로 이동시키고 있습니다. 단순히 보유만으로 자산 가치가 상승하던 시대는 끝났고, 이제는 관리 역량의 차이가 성과의 차이로 직결되는 국면입니다. 자산 관리의 역할은 점점 더 전략적이고 정교해지고 있으며, 운영의 디테일이 장기 성과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비용 압박 속에서도 역설적으로 기회는 존재합니다. 건설 자재비와 인건비 폭등은 신규 공급의 급격한 위축을 불러왔습니다. 주요 도심 지역에서 신규 프로젝트 착공이 크게 줄어들면서, 개발업자들은 사업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는 소유주들에게 두 가지 의미를 가집니다. 하나는 건물 수리와 업그레이드 비용이 늘어났다는 부담이며, 다른 하나는 시장에 새로운 경쟁자가 나타날 확률이 현저히 낮아졌다는 기회입니다. 신규 공급이 제한된 환경은 입지가 우수한 기존 자산들의 희소성을 극대화하며, 이는 안개 속에서도 자산 가치를 지탱하는 강력한 보호막이 됩니다. 특히 교통 접근성이 뛰어나고 배후 수요가 탄탄한 지역의 기존 빌딩들은 상대적인 경쟁력이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공급 부족이 곧 임대 수익의 안정을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경기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임차인은 더 나은 환경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우량 자산으로 몰리는 ‘안전자산 선호현상’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단순히 임대료 수준의 문제가 아니라, 건물의 관리 상태와 시설의 노후도, 운영의 안정성 전반에 대한 평가로 이어집니다. 시설이 노후화하고 관리가 소홀한 건물은 공실률 상승과 임대료 하락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하게 됩니다. 자재비가 올랐다고 정기적인 유지보수와 시설 업그레이드를 소홀히 하는 것은 단기적으로는 비용 절감처럼 보일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임차인 이탈과 자산 가치 하락이라는 더 큰 대가를 치르게 만듭니다. 엘리베이터 현대화, 공조 시스템 효율화, 화장실 리모델링 같은 기본적인 개선 작업을 미루는 순간, 건물은 시장에서 도태되기 시작합니다. 결국 주변 경쟁 자산 대비 내 건물이 어느 정도의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지를 뜻하는 ‘상대적 품질’이 임대료 방어의 핵심 열쇠가 됩니다.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전략적 우선순위 또한 이러한 흐름을 뒷받침합니다. 유지보수와 현대화 같은 시설 개선이 임차인 만족도를 높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꼽혔습니다. 단순히 비용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한정된 자원을 어디에 집중적으로 투입할 것인지에 대한 전략적 판단이 요구되는 시점입니다. 임차인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그들의 니즈를 파악하는 것, 에너지 효율을 개선해 운영 비용을 절감하는 것, 디지털 관리 시스템을 도입해 대응 속도를 높이는 것 등이 모두 상대적 품질을 높이는 실질적인 방법입니다.

결론적으로, 지금처럼 불투명한 시기일수록 자산 관리의 기본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안개는 언젠가 걷히기 마련이지만, 안개가 모두 사라진 뒤 드러날 시장 풍경은 이전과는 확연히 다를 것입니다. 단기적인 시장 반등에 대한 기대보다, 철저한 자금 관리로 금리의 파고를 넘고 장기적인 운영 안정성을 확보하는 전략이 요구됩니다. 금리가 정상화되더라도 과거의 초저금리 시대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며, 건설 비용도 구조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큽니다. 비용 상승 압박 속에서도 자산의 품질을 포기하지 않는 끈기가 필요합니다. 안개가 걷혔을 때 가장 높이 솟아올라 빛을 발할 자산은, 바로 지금 이 조정기 속에서도 내실을 기하며 임차인과의 신뢰를 쌓아온 준비된 소유주의 몫이 될 것입니다. 불확실성 속에서 흔들리지 않는 원칙, 그것이 바로 지속 가능한 자산 가치의 원천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김용남 글로벌PMC(주) 대표이사 사장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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