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한 국공립 어린이집은 내년도 0세반 원아 모집 인원을 기존 6명에서 4명으로 줄였다. 올해까지는 0세반 교사 대 아동 비율이 1 대 3이었는데, 정부가 내년부터 1 대 2로 바꾸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영향이다. 원장 A씨는 “국공립 어린이집은 정부의 추가 지원이 없어 0세반을 늘릴수록 어린이집 운영이 어려워진다”고 모집 인원 축소 이유를 설명했다.정부가 보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내년부터 어린이집 0세반 보육교사 1인당 담당하는 영아를 3명에서 2명으로 줄이는 정책을 편다. 부모들은 반기고 있지만 추가 지원이 부족해 정작 국공립 어린이집 0세반 수용 인원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6일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국공립분과에 따르면 지난 8~10일 전국 국공립 어린이집 원장 361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내년도 모집 예정 0세 원아 규모가 올해 대비 11.5%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0세반 개설 규모도 올해보다 3.0% 줄어든다. 전국 약 6500개 국공립 어린이집 전체로 확대 적용하면 감소 규모는 더 커진다.
정부는 내년 관련 예산 2511억7500만원을 신규 편성했다. 하지만 관련 예산 지원을 민간·가정 어린이집에 집중하면서 국공립 어린이집 등에 예산 문제가 발생했다.
현재 국공립 어린이집 0세반은 영아 한 명에 56만7000원씩 총 세 명의 보육료와 교사 한 명 인건비의 약 80%를 지원받는다. 정부 방침에 따라 한 반에 배치하는 원아가 3명에서 2명으로 줄어들면 보육료 수입도 3분의 2로 줄어드는 구조다. 국공립 어린이집은 보육료 수입을 통해 운영비와 교사 인건비 20%를 충당해야 한다.
허현주 국공립분과위원장은 “현장에서는 국공립 어린이집 0세반을 늘려달라고 부모님들이 민원을 넣을 정도로 수요가 많다”며 “하지만 어린이집은 0세반을 늘릴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라 0세반 개설은 최소화하고 1~2세반을 늘리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국공립 어린이집에서 추가로 0세반 교원을 모집하는 상황에 대비해 750억원의 예산을 편성한 만큼 관련 예산을 지원하지 않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다만 “이번 개선책은 의무가 아니라 권고사항”이라고 설명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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