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기업 에이피알의 주가가 최근 주춤한 가운데 개인 투자자들이 갈팡질팡하는 모양새다. 올해 들어 한때 459% 오를 정도로 승승장구했지만, 최근 들어 내부 임원과 글로벌 투자은행(IB) 사이에서 매도 행렬이 잇따르며 불안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증권가는 최근까지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며 엇갈린 행보를 보였다.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이피알 주가는 전날 대비 3500원(1.5%) 내린 22만9500원에 정규장을 마감했다.
주가는 이달 들어 9.98% 하락했다. 약 한 달간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933억원, 31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지만 개인 홀로 964억원 팔아치웠다.
엇갈린 투자 지표로 개인 투자자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일명 외국계 '큰손'과 내부 임원들은 이 기간 주식 매도에 나선 반면, 이 종목을 분석하는 증권가 사이에선 낙관이 줄을 지어서다. 포털사이트 에이피알 종목 토론방에는 "실적만 믿고 들어갔는데 후회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살 걸" "과대평가 주식이었나" 등 투자자 의견이 올라왔다.
최근 한국 뷰티 기업 주식을 적극 모으던 글로벌 IB 모건 스탠리는 보유 주식을 일부 매도해 차익을 실현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초 모건 스탠리는 에이피알 주식 59만1735주를 장내 매도했다. 이번 매각으로 보유 지분율은 5.31%에서 3.72%로 줄었다.
모건 스탠리가 보유 지분을 모두 처분한 건 아니지만 5% 넘게 보유하던 주식 비중을 크게 낮춘 만큼 종목에 대한 관점이 바뀐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회사를 잘 아는 내부 임원의 매도 행렬도 잇따랐다. 최근 에이피알의 이민경 전무는 주식 12억1000만원어치(4500주)를, 임윤지 이사는 두 번에 걸쳐 1억9000만원어치(700주)를 장내 매도했다.
하지만 이들이 지분을 축소한 가운데,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내년 1월 4분기 실적 시즌을 기대하며 긍정적 분석을 내놓았다.
LS증권은 이달 초 에이피알에 대한 목표주가를 기존 32만원에서 34만원으로 상향했다. 이 증권사 조은애 연구원은 "미국 온라인 매출은 10월 아마존 프라임 빅딜 데이 매출을 포함해 역대 최대 수준의 월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며 "회사의 바이럴 마케팅 효과가 오프라인 매출로 옮겨가면서 수익성이 탄탄한 상황으로, 오프라인 채널의 이익 기여도도 높을 것"이라고 짚었다.
손민영 KB증권 연구원도 "미국 아마존 프라임 빅딜 데이, 11월 일본 큐텐 메가와리, 틱톡샵 등 주요 채널에서 기대치를 웃도는 판매 데이터를 확인했다"며 "4분기 에이피알의 매출액은 시장 기대치를 웃돌 가능성이 높고, 이에 따라 주가가 추가적인 반등세를 보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가가 추정한 에이피알의 4분기 실적은 매출액 4605억원, 영업이익 1098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8.56%, 176.62% 증가한 수치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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