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세이션은 남성 화장품 브랜드인 ‘그라펜(Grafen)’으로 국내보다 동남아시아에서 더 유명하다. 지난해 전체 매출(224억원) 중 해외 비중이 60%에 가까운 130억원이다. 덥고 습한 기후에 맞는 기초화장품과 헤어왁스, 선크림 등을 집중적으로 내놓은 결과다.구경모 세이션 대표(사진)는 최근 서울 성수동 본사에서 만나 “MZ세대 남성 중 꾸미기 좋아하는 ‘그루밍족’의 마음을 채워주는 뷰티 브랜드가 거의 없었다”며 “이런 상황에서 K컬처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동남아를 겨냥한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세이션이 공들인 나라는 싱가포르와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이다. 이 회사는 인공지능(AI)과 유명인을 십분 활용했다. 국가별 패션 인플루언서 수십 명이 제품을 동시에 쓰게 하는 방식으로 입소문을 냈다.
유명인 정보는 AI를 통해 확보했다. 구 대표는 “우리가 어떤 인플루언서를 찾는지 입력하면 AI 프로그램이 인플루언서를 찾아 문자메시지 등을 보내준다”고 설명했다. 효율적인 마케팅 덕에 이 회사 영업이익은 2023년 1억원대에서 지난해 24억원으로 급증했다.
세이션은 이런 성공법을 여성 화장품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여성 화장품은 이미 레드오션이지만 남성의 수십 배인 여성 구매력 가치를 높이 판단해서다. 이 회사가 올해 출시한 여성용 스킨케어 브랜드 ‘스탠다드서울’의 올해 해외 매출은 지난해보다 네 배 이상 증가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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