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판매액에 이자가 합해진 월간 이용료 형태로 매출이 인식되는 렌털 사업 특성상 코웨이의 매트리스 렌털 매출은 연간 3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국내 침대업계의 수위를 다투는 에이스침대와 시몬스의 지난해 매출이 각각 3259억원, 3295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후발 주자인 코웨이가 이미 전통 강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셈이다.
쿠쿠, 청호나이스, 교원웰스 등의 매트리스 사업도 급성장 중이다. 올 들어 11월까지 쿠쿠의 매트리스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10% 증가했다. 지난 10월 기준으로 청호나이스와 교원웰스의 매트리스 판매량은 1년 전보다 각각 80%, 142% 늘었다.
렌털 기업이 급성장한 것은 침대 업체가 채워주지 못한 철저한 유지보수 서비스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정수기 렌털 등에서 검증된 ‘월 구독료+방문관리’ 모델을 매트리스에 적용해 성공을 거뒀다는 얘기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도 경쟁력으로 꼽힌다. 렌털 업체들은 고급 침대보다 저렴한 100만~300만원대 매트리스에 집중했다. 여기에 촘촘한 방문판매 조직의 영업력이 더해져 성장세에 불이 붙었다. 렌털업계 관계자는 “집먼지 진드기나 미세먼지 때문에 매트리스는 정기적 관리의 효용을 체감할 수 있는 대표적 제품”이라며 “이사할 때 정수기와 함께 교체하기 좋은 품목이라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렌털 기업들은 결합 상품으로 빈틈을 노렸다. 청호나이스는 9월 법인 전용 매트리스 ‘클린핏’을 내놓으며 기업 전용 상담 채널을 강화했다. 코웨이는 매트리스와 안마의자, 정수기, 공기청정기 등 주요 제품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 제휴’ 사업을 제주신화월드와 롯데호텔 등으로 확대했다.
코웨이 등은 해외 시장에서도 새로운 기회를 찾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MARC에 따르면 국내 침대·매트리스 시장 규모는 2025년 1조2000억원에서 2033년 2조2000억원으로 커질 전망이다. 하지만 올해 기준 390억달러(약 56조원)에 달하는 세계 매트리스 시장의 성장 속도가 훨씬 빠르다.
쿠쿠는 올 6월 말레이시아 법인인 ‘쿠쿠인터내셔널 버하드’를 현지 증권시장에 상장했다. 코웨이는 말레이시아뿐 아니라 미국 태국 베트남 등 7개국에 진출해 한국형 렌털 모델을 이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방문판매원이 집에 들어가는 한국형 모델을 그대로 적용하기보다 현지 문화와 경제 수준에 맞춰 최적화된 사업 형태를 찾고 있다”며 “동남아시아 주요 도시의 경제 수준이 높아지면서 렌털로 진출할 수 있는 해외 시장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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