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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中 거래처에 '세계 1위 기술' 털렸다… 매출 70% 날아간 K강소기업의 비극

입력 2025-12-28 17:48   수정 2025-12-29 02:38

2차전지 전자석 탈철기 분야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지켜온 국내 중소기업이 중국 업체의 지속적인 기술 탈취 시도로 벼랑 끝에 내몰렸다. 중국 업체는 브로커 등을 동원해 베테랑 기술자와 직원을 포섭했고 국내 기업은 이 과정에서 수년 만에 매출의 70%가 증발했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방법원 형사8단독(부장판사 황운서)은 2023년 8월께 회사의 기밀을 중국 유통기업 B사에 유출한 혐의로 기소된 국내 제조사 A사 전직 직원 양모씨 등 3명에게 지난 9월 징역 2년~3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이달 17일 양씨가 제기한 항소를 기각했다.

전자석 탈철기는 리튬 2차전지의 양극재와 음극재에 함유된 미량의 철을 제거해 안전성을 향상하고 수율을 극대화하는 데 필수적인 장비다. 수년 전부터 전기차 화재가 잇따르자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인 A사가 유망 기업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장기간에 걸친 기술 유출 시도로 기업이 망가지기 시작했다. B사는 핵심 기술을 빼내기 위해 양씨를 비롯한 A사 내부 인력을 잇달아 포섭했다. 경찰 관계자는 “B사는 통역 등 브로커를 고용해 A사 전직 설계본부장 등 주요 개발 책임자와 생산·영업 인력까지 동시다발적으로 접촉했고 양씨 등을 포섭하는 데 성공했다”며 “수사 과정에서 브로커 등 핵심 피의자들에 대해 영장까지 발부됐지만 중국에 체류하고 있어 신병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했다.

A사 생산팀 용접반장 출신인 양씨는 2023년 8월 A사 서버에 저장된 전자석 탈철기의 설계 도면과 제작 매뉴얼, 부품 단가표, 출고 리스트 등을 외장하드에 복사해 B사에 넘겼다.

기술을 빼앗긴 A사는 이후 쭉 내리막길을 탔다. 2022년 1000억원을 넘긴 매출은 불과 2년 만인 지난해 280억원으로 주저앉았다. A사는 또 다른 중국 거래처가 동일 상표의 현지 회사를 설립하고 모방 제품을 판매해 특허권 분쟁까지 벌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 기술이 한 번 유출되면 재기하기 어렵다”며 “한때 대기업에서도 눈독 들이던 강소기업인데 이번 사건 한 번에 완전히 무너졌다”고 평가했다. 이세정 화우 변호사는 “중소·중견 제조기업에서는 경쟁사나 해외 고객을 통한 간접 유출이 여전히 빈번하다”고 말했다.

김영리 기자 smart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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