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 같은 개인투자용 대상 사모신용 상품들이 올해 큰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BDC 부진은 잘못된 시기에 빠져나가려는 개인 투자자에게 얼마나 가혹한 대가를 치르게 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는 평가를 내놓았습니다.
미국 사모펀드(PEF) 운용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운용하는 BDC 'FS KKR캐피털'(티커명 FSK)은 올 들어 지난 19일까지 약 33% 하락했습니다. 블랙록이 운용하는 'TCP캐피털'(TCPC) 역시 같은 기간 약 39% 급락했습니다. 주요 BDC 종목 25개에 투자하는 '반에크 BDC 인컴'(BIZD) 상장지수펀드(ETF)도 연초 이후 14%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BDC 매도세는 올여름부터 본격화됐습니다. 부진의 직접적인 배경으로는 기준금리 하락에 따른 대출 이자 수익 감소가 꼽힙니다. 여기에 부실대출에 따른 손실이 겹치며 타격이 커졌습니다. KKR이 운용하는 140억달러 규모 펀드에서 부실대출로 인한 대규모 손실이 드러났습니다. KKR의 부실대출 비율은 올해 1월 3.5%에서 9월 약 5%로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블랙록의 BDC 역시 9월 기준 전체 대출의 7%가 부실 상태에 놓였다고 보고했습니다.
특히 지난 9월 서브프라임 자동차 담보대출업체 트라이컬러와 자동차 부품업체 퍼스트브랜즈가 잇달아 파산하면서 제프리스 등 은행권은 물론 사모신용 시장 전반에 큰 충격을 줬습니다. 이와 관련해 여기에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가 "바퀴벌레 한 마리를 보면 더 있는 법"이라고 경고하며 시장 불안을 키웠습니다.
투자자 불안은 지난달 정점에 달했습니다. 사모신용 투자그룹 블루아울이 비상장 사모신용 펀드와 자사의 최대 상장 신용펀드를 합병하는 계획을 내놓았기 때문입니다. 합병이 성사될 경우 비상장 펀드 투자자들이 손실을 떠안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며 논란이 확산됐습니다. 이후 주가가 20% 이상 급락하자 블루 아울은 불과 2주 만에 합병 계획을 철회했습니다.
개인 투자자들이 BDC를 선호해 온 이유는 장기 보유 시 안정적인 이익을 제공했기 때문입니다. S&P BDC 지수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연환산 수익률은 9%를 웃돕니다. 그러나 BDC 주식은 대출 연체나 금리 하락으로 인한 큰 변동성을 보이는 한계를 안고 있습니다. 대출을 거래할 수 있는 조직화된 시장이 없어 신속히 부실 자산을 처분하기 어렵다는 점도 위험 요인으로 지적됩니다.
일부 BDC가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고위험 전략을 택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꼽힙니다. 소규모 BDC인 그레이트엘름캐피탈은 퍼스트브랜즈 관련 대출에 포트폴리오의 약 6.3%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로 인해 회사는 1630만달러(약 240억원)의 미실현 손실을 기록했습니다. 맷 캐플런 그레이트엘름캐피탈 최고경영자(CEO)는 "돌이켜보면 퍼스트브랜즈에 대한 노출이 지나치게 컸다"고 인정했습니다.

이 같은 하락세가 더 큰 우려를 낳는 이유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지난 8월 미국 대표 퇴직연금 계좌인 '401k'에 사모펀드를 담을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했기 때문입니다. 개인 투자자의 접근성을 넓히는 시도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부실대출이 늘어나는 현 국면에서는 그 위험이 개인 투자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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