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가 인공지능(AI) 경쟁의 핵심으로 연산 패권을 전면에 내세우며 xAI의 수직계열화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AI 모델의 성능 경쟁이 알고리즘을 넘어 컴퓨팅 인프라 경쟁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28일 AI업계에 따르면 머스크는 최근 인터뷰와 공개 발언에서 AI 경쟁의 핵심이 알고리즘 자체보다 연산 능력과 이를 뒷받침하는 컴퓨팅 인프라에 있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대규모 데이터센터와 그래픽처리장치(GPU) 클러스터에 대한 선제적 투자가 향후 AI 경쟁의 승부를 가를 것이라는 인식이다.
그는 지난 25일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를 통해 “xAI는 5년 안에 세계 모든 기업을 합친 것보다 더 막대한 AI 연산 역량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AI 경쟁을 모델 전쟁이 아니라 연산 패권 경쟁으로 규정한 것이다.
xAI는 머스크 CEO가 2023년 설립한 AI 기업으로 단순한 생성형 AI를 넘어 현실 세계를 이해하고 작동하는 범용 인공지능(AGI) 구축을 목표로 한다. 기존 빅테크가 클라우드 사업자에 연산 자원을 의존해온 것과 달리 xAI는 초대형 데이터센터와 GPU 클러스터를 직접 구축·운영하는 차별화 전략을 택했다.
대표적 사례가 미국 테네시주에 구축 중인 초대형 데이터센터 ‘콜로서스’다. 이 데이터센터는 구축 초기 단계에서 단기간에 20만 개 규모의 GPU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xAI는 장기적으로 GPU 100만 개 이상을 집적해 AI 학습과 추론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메가 클러스터’를 구축한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지난 7월에는 콜로서스 인근 지역에 추가 데이터센터인 ‘콜로서스2’ 건설을 추진하며 200억달러 규모의 투자 유치에 나섰다. 이 프로젝트 역시 20만 개 규모의 GPU를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유례없는 속도의 인프라 확장을 두고 본격적인 ‘AI 연산 패권’ 경쟁의 신호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머스크 CEO가 이끄는 테슬라 진영은 자율주행 AI,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소셜미디어 X의 실시간 데이터까지 xAI의 학습 자원으로 통합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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