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서해상에서 장거리 전략순항미사일 발사 훈련을 진행했다고 29일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 위원장은 이날도 훈련을 참관했다. 내년 초 9차 당 대회를 앞둔 김정은은 최근 핵 잠수함 건조 현장과 미사일 생산 공장을 시찰하는 등 연일 군사력을 과시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북한군이 전날 진행된 훈련에서 발사한 전략순항미사일 두 기가 각각 1만199초(2시간49분59초), 1만203초(2시간50분3초) 간 서해 상공을 비행해 표적을 명중시켰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직접 언급하지 않았으나 핵 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미사일이라는 점을 강력히 암시했다. 김정은은 "핵 억제력의 구성 부분들에 대한 신뢰성과 신속 반응성을 점검하고 그 위력을 지속적으로 과시하는 것은 자위권 행사"라며 "우리 당과 공화국 정부는 앞으로도 국가 핵전투무력의 무한대하고 지속적인 강화발전에 총력을 다해나갈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날 북한이 공개한 사진을 분석한 전문가들은 이들 미사일이 '화살-1형' 순항미사일의 개량형일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북한 당국이 2023년 9월 순항미사일 발사 때 1500㎞의 비행궤도를 7672∼7681초간 비행했다고 밝힌 것을 감안해, 이번엔 2000㎞ 이상을 비행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북한이 장거리 전략순항미사일 발사 훈련이라고 한 만큼 실전배치 상태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주일 미군이 배치된 요코스카항 등 일본 열도 전체에 대한 반격 능력을 과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빛나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북한 김정은의 최근 행보에 대해 "북한이 핵무력 강화 추진 의지를 드러낸 것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저해하는 행위"라고 비판하며 "북한은 우리 정부의 한반도 평화 공존을 위한 선의의 대화 재개 노력에 호응하고 안정적인 한반도 상황 유지에 동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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