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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가속기를 제어하던 한국 기술, 양자컴퓨팅 산업의 기반이 되다…모비스(Mobiis)가 만들어 갈 LLRF 생태계

입력 2025-12-31 09:00  

국내 가속기 제어 전문기업 모비스(Mobiis)가 양자컴퓨팅이라는 새로운 무대로 향하고 있다. 향후 100조 원 규모로 성장할 시장이라 예상하는 이 분야에서, 모비스는 핵심적 위치를 선점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 이유는 큐비트를 정밀하게 제어하는 기술이 모비스의 가속기 기술과 핵심 원리가 같기 때문이다.

가속기에 사용되는 LLRF, 어떤 기술인가

입자가속기는 고주파 전기장을 사용해 입자에 에너지를 더한다. 여기에는 전기장의 세기와 위상의 실시간 정밀하게 조절이 필요하다. LLRF는 이 과정의 전력증폭 이전 단계(LL)에서 고주파(RF) 신호를 만들고, 측정하고, 실시간으로 보정하는 제어 계층을 구성한다. 구체적으로는 전기장을 샘플링해 디지털 변환(ADC)으로 수치화하고 FPGA에서 목표값과 비교해 오차를 계산한 뒤 다시 증폭기로 보내는 신호를 수정한다. 이는 결국 고주파 전기장의 진폭과 위상을 0.01% 수준의 오차 내로 유지하고자 하는 데 필요한 기술이다. 이런 정밀도는 사람이 수동으로 맞출 수 없고 디지털 신호처리, 피드백 제어, 잡음 분석, 타이밍 동기화가 하나로 묶여야만 가능해진다. 모비스는 국내 대형 가속기와 핵융합 관련 장비에서 이런 LLRF 시스템들을 구축해 왔다.

초전도 양자컴퓨터와 LLRF의 구조적 유사성

구글, IBM, 리게티 등이 연구중인 초전도 양자컴퓨터는 몇 GHz 대역의 마이크로파 펄스로 큐비트를 제어한다. 그리고 큐비트의 게이트 연산에 필요한 정보들 즉 펄스의 진폭, 위상, 작동 주파수 등이 가속기에 필요한 정보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즉 가속기 LLRF와 초전도 양자 제어는 둘 다 FPGA, DAC/ADC, 믹서, 발진기, 피드백 루프 등 거의 같은 부품을 쓴다. 따라서 가속기 RF 엔지니어들이 양자 제어 보드를 설계하곤 하는데 한국에서는 그 역할을 맡을 수 있는 대표적인 기업이 모비스이다.

여러 방식의 양자컴퓨터와의 관계

양자컴퓨터는 초전도 방식 외에도 아이온큐(IONQ) 이온트랩, 퀘라(QuEra)의 중성원자 방식 등 여러 노선을 가진다. 그러나 예컨대 레이저로 큐비트 제어를 하는 이온트랩 방식에서도 이온을 가두는 사중극자 전기장을 만드는 데 고주파(RF)를 사용한다. 아울러 수많은 레이저 및 광학 소자와 전자장치를 한 시스템에서 동기화하려면 FPGA 기반 제어 및 타이밍 분배 기술이 중요해진다. 모비스의 LLRF는 초전도 방식은 말할 필요도 없고 정밀 제어 전자공학의 관점에서 이온트랩과 같은 다른 노선에도 접점을 가진다. 한 기업이 모든 양자칩을 만들 수는 없겠지만, 서로 다른 양자칩들을 묶어주는 제어 인프라에는 공통분모가 많다. 양자컴퓨팅에서 어느 방식이 앞서 나가게 되든 정밀 제어 기술은 꾸준히 모든 플랫폼의 아래에서 작동한다. 이런 면에서 모비스가 주목받는 것이기도 하다.

소프트웨어의 비중

지금부터는 LLRF와 양자 제어에서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을 생각해 보고자 한다. 양자컴퓨팅을 위한 제어 시스템은 물리학적 장치와 제어 기기 등의 층위뿐 아니라 상위 제어 프로그램, 알고리즘 및 응용프로그램의 층위를 생각할 수 있다. 예컨대 연구자가 작성한 회로를 제어 펄스 시퀀스로 변환하고, FPGA가 실제 펄스를 생성해 큐비트를 구동하고, 그 결과를 읽어와 통계적인 처리를 하며 알고리즘의 유효성을 검증한다고 해 보자. 여기에는 전자회로와 아울러 각종 계산, 시뮬레이션, 데이터 분석 등이 긴밀하게 결합돼 있다. LLRF를 비롯한 모비스의 기술들은 양자 제어의 기반을 제공하고 상위 소프트웨어 계층은 양자컴퓨터를 실제 산업 문제에 연결하는 기반을 제공한다. 양자컴퓨터 시뮬레이터를 활용하며 금융투자와 관련된 최적화 알고리즘을 연구해 온 필자 역시 이런 이유들로 인해 모비스에 기대를 가지게 됐다.

LLRF 생태계와 양자 서비스(QaaS)

다음과 같은 LLRF 생태계를 가정할 수 있다. 국내 가속기와 양자 연구시설에 들어가는 정밀 제어 장비의 공통 플랫폼을 만들고 그 위에서 양자 제어용 보드, 이온트랩용 RF 기계, 타이밍 분배기 등이 모듈화되어 연결될 수 있게 하며 이를 제어하는 상위 소프트웨어와 API를 표준화해 연구개발자들이 알고리즘과 실험 설계에 집중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서로 다른 외국산 장비를 각기 따로 세팅하는 방식보다 더 효율적으로 공통 플랫폼을 사용할 수 있게 되고 특정 연구기관에서 개발한 제어 로직이나 소프트웨어가 다른 곳에서 재사용되기 쉬워진다. 또한 해외 QPU 기업이 한국에 들어오려 할 때 일정 수준 제어 인프라가 이미 존재한다면 쉬운 협력이 가능해진다. 한편 큐비트 구현 방식이 변해 가더라도 고주파 신호를 생성, 측정, 안정화하는 디지털 제어는 상대적으로 느리게 바뀌기 때문에 사업이 안정화되고 새로운 변화 가운데서도 현실적 기준을 제공하게 된다. 그러므로 모비스가 양자 서비스를 포함한 LLRF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기여하고 기반 정밀제어 기술을 계속 제공하게 된다면 이 분야에서 대표적인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큰 것 같다.


글 김윤식 / 혁신자산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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