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업계가 내수 저성장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프리미엄 라면을 들고나왔다. 기존 라면 가격을 올리지 않으면서도 단가가 비싼 제품을 팔아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29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4대 라면 제조사(농심·삼양식품·오뚜기·팔도)는 일제히 프리미엄 라면 신제품을 내놨다. 국물 원재료 선택부터 시작해 각 회사가 보유한 연구개발 역량을 총동원했다.
농심은 신라면 출시 40주년을 맞아 기존 프리미엄 라면 ‘신라면 블랙’과 별도로 ‘신라면 골드’(사진)를 다음달 2일 첫선을 보인다. 신라면 골드는 닭고기 국물 맛을 가미하고 건더기 등을 대폭 강화한 게 특징이다. 매콤하지만 깊은 맛을 내는 제품으로 해외 전용으로 판매되다가 한국에도 들여왔다. 가격은 개당 1500원 내외로 신라면 블랙과 비슷하다.
삼양식품은 지난 3일 우지(소기름)를 섞은 기름으로 면을 튀긴 ‘삼양1963’을 내놓으며 프리미엄 라면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삼양1963은 이마트몰 기준 4개입당 5330원에 판매되고 있다. 팔도도 ‘상남자라면 마늘육개장맛’을 새롭게 출시했는데, 4개입당 6080원에 판매 중이다. 기존보다 돼지 사골 육수 비중을 높여 진한 국물 맛을 냈다.
오뚜기는 지난달 14일부터 ‘제주똣똣라면’ 판매처를 전국 식료품점으로 확대했다. 이마트몰 기준 4개입을 7880원에 판매 중인 프리미엄 라면이다. 당초 제주 기념품숍과 온라인 등에서만 팔던 제품을 전국 단위로 늘렸다.
프리미엄 라면 출시는 라면 제조사들의 위기 타개 전략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내수 라면 시장은 성장 둔화 국면이다. 수익성도 악화일로다. 가격 인상을 자제하는 사회적 분위기라 기존 제품 가격을 올리기도 어렵다. 삼양라면은 최근 3년간 대표 제품 ‘삼양라면’ 출고가를 동결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라면이 한 끼를 저렴하게 해결하는 음식에서 다양한 맛을 취향껏 즐기는 음식으로 탈바꿈하고 있다”며 “프리미엄 라면 출시 경쟁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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