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국립박물관·미술관, 외국인 관광객 요금 인상

일본 정부가 국립박물관·미술관의 외국인 입장료를 내국인보다 더 올리는 방안을 추진한다.

29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문화청은 각 국립박물관·미술관에 외국인 관광객에게 내국인보다 입장료를 더 받는 ‘이중 가격’ 도입을 요구하기로 했다. 외국인 입장료 수입을 늘려 박물관 등의 수익성을 개선하려는 목적이다. 도쿄국립박물관, 국립서양미술관 등은 입장료, 기부금 등 자체 수입보다 국가 교부금 의존도가 높다. 재무성에 따르면 국립박물관·미술관 11곳 중 8곳은 지난해 국가 교부금이 수입의 50% 이상을 차지했다.

각 국립박물관·미술관은 외국인 관람객을 위한 음성 가이드 등에 투자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방일 외국인에게 다국어 지원 등에 필요한 운영비를 부담하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립박물관·미술관에 세금이 투입되는 만큼 외국인에게 더 높은 요금을 받는 게 합리적이라는 게 일본 정부 판단이다. 재무성은 이중 가격제를 도입하면 방일 외국인 요금은 내국인 요금의 2~3배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집트 피라미드 등 해외 주요 관광 시설은 이중 요금제를 채택했다. 프랑스 루브르박물관도 내년 1월부터 유럽연합(EU) 지역 외 방문객을 대상으로 요금을 인상할 예정이다.

앞서 일본에선 일부 식당과 놀이시설이 외국인에게 추가 요금을 받는 등 이중 가격제를 적용해 논란이 일었다.

도쿄=김일규 특파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