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남 천안이 대규모 인프라 투자와 체계적 지원을 앞세워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창업 도시로 급부상하고 있다. 천안시는 국내 1호 복합 스타트업 파크인 천안그린스타트업타운을 거점으로 창업 발굴부터 투자, 글로벌 진출까지 아우르는 전주기 지원 체계를 구축했다. 지방 창업 모델이자 ‘스케일업 중심 도시’로의 전환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29일 천안시에 따르면 전기자동차 부품 전문기업 지앤티(대표 손일수)는 컨버터, 인덕터 등 전기차 핵심 부품 생산 공정을 자동화하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올해 글로벌 자동차 전장 기업인 독일 프레틀그룹과 약 4600억원 규모 판매·유통권 계약을 맺었다. 지앤티는 호서대와 충남창조경제혁신센터로부터 6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고, 천안시가 연계한 프레틀그룹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글로벌 시장 진출 발판을 마련했다.군수·항공 분야 스타트업 에이디시스템도 천안형 창업 지원을 기반으로 성장한 대표 사례다. 수직 이착륙 무인 항공기 기술을 보유한 이 회사는 LIG넥스원과 한화 등에 제품을 납품하며 방위산업 시장에 안착했다. 시드 투자 3억원과 딥테크 투자사로부터 15억원을 유치했고, 방산기업과 드론작전사령부 사업을 수주하며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천안시는 올해까지 400여 개 스타트업을 지원해 1170억원의 투자 유치와 1030여 명의 고용 창출, 72건 팁스(TIPS) 선정 등의 성과를 냈다.
현장 중심 프로그램도 강화했다. 투자사들은 C-STAR 인사이트 투어를 통해 제닉스, 엔켐 등 지역 기업을 방문해 글로벌 공급망과 첨단 제조 공정을 살폈다. 단순 견학을 넘어 후속 투자 검토와 기술 협력 논의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실질적 교류의 장으로 평가된다.
해외 진출 지원도 본격화했다. 올해 글로벌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확대해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주관하는 중동 최대 창업·투자 행사인 비반(BIBAN) 박람회에 기초지방자치단체 중 가장 큰 규모인 20개 스타트업을 파견했다. 기업들은 해외 투자사와 바이어를 대상으로 3700억원 규모 투자 협약을 체결했다.
천안시는 비수도권 최초로 기술보증기금과 연계한 54억원 규모 우대보증을 시행한 데 이어 농협은행과 공동으로 출연금 규모를 120억원 수준으로 확대하는 등 금융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김석필 천안시장 권한대행 부시장은 “창업가가 자금과 인프라 걱정 없이 기술, 투자가 함께 성장하는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며 “지역 스타트업이 세계 무대로 도약할 수 있도록 창업 생태계를 고도화하겠다”고 말했다.
천안=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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