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연임을 사실상 확정 짓는 데 ‘기업가치 제고’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리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임 회장이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완성하는 동시에 지난 3년간 주가를 두 배 이상 끌어올린 점에 높은 점수를 줬다. 하지만 보험사 인수 후에도 여전히 은행 의존도가 높은 점은 임 회장이 새로운 3년 임기 동안 해결해야 할 숙제로 꼽힌다.우리금융 사외이사 7명으로 구성된 임추위는 임 회장이 지난 3년간 증권·보험업 진출을 이끌어내며 그룹 포트폴리오를 강화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임 회장은 지난해 한국포스증권을 인수한 다음 우리종합금융과 합병해 우리투자증권을 출범시켰고, 올해는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인수했다.
임 회장 취임 이후 우리금융 주가가 크게 상승한 것도 연임에 주효했다. 2023년 3월 임 회장 취임 당시 1만1000원대에 머물던 우리금융 주가는 최근 2만8000원대로 올라섰다. 국내 은행계 금융지주 최초로 비과세 배당을 결정하는 등 적극적인 주주환원책이 적중했다는 평가다.
이강행 우리금융 임추위원장은 “우리금융의 당면 과제는 증권·보험 경쟁력 집중 육성을 통한 ‘톱티어’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는 것과 인공지능(AI), 스테이블코인 시대를 체계적으로 대비하는 것”이라며 “여러 후보 중 임 회장의 비전과 방향이 가장 명확하고 구체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임 회장은 이날 “올해 증권·보험업 진출을 통해 보완한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시너지 창출 능력을 갖춘 종합금융그룹으로 발전시키겠다”며 현재 추진 중인 생산적·포용금융을 위한 ‘우리금융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를 차질 없이 한층 더 속도감 있게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주주가치 제고에 더욱 힘을 쏟겠다”며 “금융업 신뢰의 척도인 소비자 보호, 내부통제 강화를 위해서도 중단 없는 혁신을 이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임추위는 이날 임 회장 연임을 결정하는 과정에 “현직 회장을 비롯해 어떠한 내·외부 간섭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우리금융 이사회는 과반수가 과점주주 체제여서 어느 한 이사가 의견을 주도하기 쉽지 않은 구조”라며 “금융감독원의 지배구조 모범 관행을 충실히 반영해 최고경영자 승계 프로그램을 진행했다”고 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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