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오후 3시30분 기준)은 전 거래일보다 10원50전 내린 1429원80전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주간 종가가 1420원대에 진입한 것은 지난달 3일(1428원80전) 이후 약 두 달 만이다.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0전 내린 1440원에 출발한 뒤 초반부터 큰 폭으로 하락했다. 오전에 달러당 1430원대 초반으로 내렸다가 오후 1435원으로 반등했는데 마감 직전 다시 떨어졌다. 시장에선 이날도 당국의 개입으로 추정되는 물량이 나온 것으로 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당국이 고강도 구두 개입에 나선 지난 24일부터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첫날 33원80전 내린 뒤 2거래일 동안 10원 안팎 추가로 하락했다. 3거래일간 낙폭은 53원80전으로 지난 4월 10~14일 기록한 -60원 후 8개월 만에 가장 크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3314억원 규모 순매수에 나선 점도 이날 환율 하락에 기여했다. 중국 인민은행이 위안·달러 기준환율을 0.04% 낮춰 고시하고, 엔·달러 환율이 하락하는 등 아시아 통화가 전반적으로 강세를 나타냈다.
최근 환율은 당국 개입으로 떨어지면 저점 달러 매수세가 나타나 소폭 반등하다가 다시 당국 물량 등이 나오면 재차 하락하는 흐름을 보였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이 낮아질 때마다 달러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매수세에도 환율이 계속 하락하는 것은 당국의 의지가 그만큼 강력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박상현 iM증권 전문위원은 “정부의 강력한 구두 개입과 실개입으로 환율이 모처럼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며 “이번주 환율이 1420원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당국의 의지를 확인한 수출업체의 달러 매도 물량도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연말 성과급 지급 등을 위해 환율이 더 내려가기 전 달러를 원화로 환전하는 수요가 있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올해 외환시장 폐장을 하루 앞두고 환율이 1420원대로 내려가자 30일 최종 결정되는 연말 종가가 1420원대에서 끝날 것이란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 당국이 환율이 반등하는 흐름을 보여주지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이는 지난해 말 종가(1472원50전)보다 50원 가까이 낮은 것이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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