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지털 전환(DX)과 그린 전환(GX)은 새로운 도전이자 기회다. 정부와 기업의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뉴 K인더스트리’ 시대를 열기 위한 민관 로드맵을 제시하겠다.”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대한상의, 한경협 등 경제 6단체장이 29일 발표한 신년사에는 저성장과 고환율, 내수 부진, 불확실성 등 한국이 직면한 복합 위기를 설명하는 단어들로 가득했다. 미국의 관세 폭탄과 중국 ‘테크 굴기’,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개정안) 시행 등으로 경영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기술 패러다임 전환을 성장의 기회로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AI와 GX 분야 대규모 투자를 속도감 있게 해야 한다”며 “기존 틀과 방식을 넘어서는 정부와 기업 간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도 정부의 역할론을 강조했다. 그는 “세계 각국은 첨단기술 확보를 위해 자국 기업 지원책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며 “우리 정부도 기업의 혁신과 도전 의지를 북돋울 경영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류 회장은 한국 경제가 대전환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AI 시대엔 담대한 도전과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며 “낡은 제도는 버리고 민간의 역동성을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AI 등 신성장 분야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정부와 힘을 합쳐 미래 전략 로드맵을 내놓을 것”이라며 “한경협이 신성장 전략의 허브가 되고 산업 체계 재설계의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진식 한국무역협회장은 “AI 기반 수출 지원 인프라를 고도화해 해외 진출의 외연 확대를 뒷받침하겠다”고 했다.
경제단체장들은 기업 역동성이 높아지도록 규제를 완화해달라고 요청했다. 내년 3월 10일 시행을 앞둔 노란봉투법이 대표적이다. 정부는 노조의 쟁의 대상을 대폭 늘리고, 하청 노조의 교섭 요구권을 확대하는 내용의 가이드라인을 지난 27일 발표했다.
손 회장은 “많은 기업이 법률의 불확실성과 시행 후 파장을 우려한다”며 “정부와 국회가 현장 목소리를 수렴해 혼란을 최소화할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법인세와 상속세는 이념 논쟁에서 벗어나 경쟁국 수준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중소·중견기업들이 회사를 키우는 과정에서 겪어야 하는 규제와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우섭/김보형/박의명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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