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이란의 사형집행 건수가 최소 1500건을 기록해 3년 전의 3배로 늘었다는 인권단체의 주장이 나왔다.
28일(현지시간) 영국 BBC는 노르웨이 소재 이란 인권감시 단체 '이란 인권(IHR)'을 인용해 이달 초까지 최소 1500건의 사형집행이 확인됐고, 그 이후로 더 많은 집행이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작년에 IHR이 확인한 사형집행 건수는 975건이었다. 2022년은 약 520건이었고, 이듬해인 2023년은 834건으로 증가했다.
이란 당국이 공식 통계를 발표하지 않아 정확한 수치는 알 수 없지만, 이는 다른 인권감시 단체들이 제공한 자료와도 일치한다고 BBC는 전했다.
국제앰네스티에 따르면 이란은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가장 많은 사형을 집행하는 나라다.
이란의 사형집행 폭증은 2022년 9월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돼 경찰서에서 의문사한 마흐사 아미니 사건으로 촉발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위가 이란 정권을 위협할 정도에 이르자, 당국이 대중에게 공포를 심어 내부 반대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사형 집행 건수를 크게 늘렸다는 것.
인권 운동가들은 "이란 정권이 위협을 느낄 때 사형집행률이 높아진다"면서 "지난 6월 이란-이스라엘 전쟁에서 이란 세력이 패배하자 집행이 다시 급증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이란 정부는 "가장 중대한 범죄"에만 한정돼 있다며 사형 집행을 옹호하고 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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