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2026년은 다시 성장하는 해…'톱의 본성' 회복할 것"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사진)은 2026년을 '다시 성장하는 해'로 선포하고 ‘톱(TOP)의 본성’ 회복과 고객 중심의 패러다임 전환을 통해 재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정 회장은 29일 신년사를 통해 “최근 2~3년간 신세계그룹의 혁신적 결단들은 다시 한번 성장하기 위한 치밀한 준비였다”며 “모든 준비는 마쳤으니 다시 높게 날아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2025년을 기점으로 다시 점포 확장에 나선 이마트, ‘미식’과 ‘럭셔리’를 축으로 경쟁력을 강화한 백화점, 젊은 고객을 겨냥한 매장과 상품을 선보인 이마트24, 알리바바와의 협업을 시작한 지마켓 등 신세계의 주요 전략들이 내년 성과로 이어져야 한다는 다짐이다.

정 회장은 2026년을 ‘성장의 해’로 만들기 위해 과감한 혁신과 사고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기존 전략을 개선하는 정도가 아니라 생각을 바꾸고 룰을 새로 세우며 고객 욕구 자체를 재창조해야 한다”며 “고객이 과거 고객 그 이상인 것처럼 우리 역시 지금의 신세계 그 이상이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성장의 출발점과 기준으로 ‘고객’을 꼽았다. 정 회장은 “고객이라는 단어는 지독할 만큼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새로움을 갈망하는 우리의 1등 고객들은 이제 세계의 1등 고객이 됐다”고 말했다. K푸드·K팝·K패션으로 대표되는 K라이프스타일 확산의 중심에 신세계 고객이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정 회장은 엔비디아 창업자 젠슨 황과의 ‘치맥 회동’을 언급하며 기대와 걱정을 표하기도 했다. 그는 “시대가 변해도 사람과의 만남을 원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신세계의 많은 콘텐츠와 연결될 수 있다”며 “반면 예상 못한 열광적 반응을 보면, 고객이 뭘 좋아할지 아는 건 언제나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고객이 가장 사랑하는 기업으로 크게 성장하려면 1등 기업의 품격과 자신감이 있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탑의 본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탑의 본성을 ‘세상에 없던 아이디어를 내고 한 발 앞서서, 한 박자 빠르게 실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 회장은 “신세계가 새로운 것을 시도했을 때, 박수보다는 안 될 것이라는 우려를 받을 때가 더 많았다”며 “그때마다 부정적 시선을 넘고 성과를 만들어낸 신세계의 역사를 이어가자”고 독려했다.

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