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최대 중고차 플랫폼 엔카닷컴이 인공지능(AI) 기술을 전방위적으로 도입하며 중고차 시장의 고질적인 문제인 ‘정보 비대칭’ 해소에 나섰다. 25년간 축적한 방대한 빅데이터에 AI 기술을 접목해 차량 진단의 정확도를 높이고, 구매자에게는 맞춤형 탐색 경험을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엔카닷컴은 최근 자체 개발한 시각 인식 기술인 ‘엔카 비전 AI’를 개발했다. 이 기술은 수만 장의 차량 이미지를 단 1초 만에 분석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차량의 외관과 내부 이미지를 AI가 분석해 모델명, 등급, 세부 옵션 유무 등을 자동으로 판별한다.
엔카닷컴은 이 기술을 전국 60여개 ‘엔카진단센터’에 ‘모바일진단 AI’라는 솔루션으로 도입했다. 사람이 육안으로 확인하고 입력하던 과정을 AI가 자동화해 업무 효율성을 높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이 AI는 약 1700개 차량 모델을 99% 이상의 정확도로 식별해낸다.
이러한 기술 고도화에 힘입어 현재 전국 엔카진단센터에서는 연간 약 40만대의 차량이 진단되고 있다. 엔카닷컴 플랫폼 내 상시 등록 매물 중 ‘엔카진단’ 차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70%에 달한다.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구매 서비스에도 AI가 깊숙이 들어왔다. 엔카닷컴은 업계 최초로 매물별 동적 프롬프트 생성 기술을 적용한 ‘엔카믿고 AI 챗봇’과 ‘AI 차량 추천 어시스턴트’를 도입했다.
‘엔카믿고 AI 챗봇’은 기존의 정해진 답변만 내놓는 룰베이스 방식과 달리, 개별 매물의 상태와 가격 변화, 보증 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반영해 1대1 맞춤형 답변을 내놓는다.
예를 들어 소비자가 “이 차 타이어 상태 어때?”라고 물으면 AI가 해당 매물의 데이터를 분석해 “앞바퀴 트레드 잔량이 10㎜로 양호하다”고 제시하는 식이다.
‘AI 차량 추천 어시스턴트’는 자연어 처리를 기반으로 소비자의 취향과 예산에 딱 맞는 차량을 큐레이션 해준다. 차종을 잘 모르는 고객이라도 AI와 대화하듯 원하는 조건을 말하면 최적의 매물을 추천받을 수 있어 탐색 시간이 대폭 단축된다. 엔카닷컴 관계자는 “거래 프로세스부터 조직 문화까지 전방위적인 AI 전환(AX)을 통해 중고차 플랫폼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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