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경 마켓PRO 텔레그램을 구독하시면 프리미엄 투자 콘텐츠를 보다 편리하게 볼 수 있습니다. 텔레그램에서 ‘마켓PRO’를 검색하면 가입할 수 있습니다.

이재광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 수석연구원
스페이스X 기업공개에 대해 현재까지 알려진 것들
12월 5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스페이스X의 기업공개(IPO) 계획을 단독 보도했다. 스페이스X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브랫 존슨이 최근 투자자들에게 기업가치를 8000억 달러로 평가하는 세컨더리 주식 매각(기존 주주가 들고 있던 주식을 다른 투자자에게 파는 거래)에 대해 알렸고, 2026년 기업공개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블룸버그 또한 기업공개시 목표 기업가치는 무려 1.5조 달러이며 이를 통해 300억 달러의 자본조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페이스X는 해당 보도에 대해 공식적인 논평을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스페이스X는 직원과 투자자들에게 유동성을 제공하기 위해 연 2회 정기적으로 자사주 매입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히며 세컨더리 주식 매각(기업가치 8,000억 달러)진행을 간접적으로 확인했다.
또한 WSJ의 후속 보도(12월 14일)에 따르면 스페이스X 경영진은 기업공개에 대한 자문을 맡을 월스트리트 투자은행들을 선정하는 과정을 시작했다고 한다.
기업공개 배경에 대한 궁금증들
언론 보도를 보고 든 첫번째 궁금증은 “왜 스타링크가 아니고 스페이스X를 상장하려는 걸까?”였다. 머스크는 2020년 그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공개 시장은 불규칙한 현금 흐름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수년 후 매출 성장이 예측 가능해지면 스페이스X의 우주 인터넷 사업부문인 스타링크를 상장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이는 아무래도 통신사업인 스타링크와 발사체 서비스 사업이 한 법인에 있어야 경제성이 극대화되기 때문으로 추정한다. 현재 스페이스X는 평균적으로 이틀에 한번씩 팰컨9을 발사하고 있는데 그 중 약 70% 이상이 스타링크 미션이다. 스타링크 미션은 스페이스X의 자체 발사로 수익이 창출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자주 많이 발사할 수 있는 이유는 팰컨9의 원가를 고려했을때 유료 발사를 4번 수행하면 6번의 스타링크 발사를 거의 공짜로 할 수 있기 때문으로 추측한다.
그런데 만약 스타링크가 별도 법인으로 분리되면 아마존 같은 경쟁자들이 갖기 어려운 장점을 누리기 힘들 것이다. 참고로 머스크가 스타링크 상장을 발언한 2020년은 스타링크 발사 초기였기 때문에 이 같은 장점을 체감하기 전으로 추정된다.
또한 스타링크가 이제는 안정적이고 예측가능한 매출을 내는 단계에 이르렀다는 뜻으로도 볼 수 있다. 참고로 페이로드 리서치는 스타링크 매출을 2022년 약 10억달러(전체 매출 약 30억 달러), 2023년 약 40억달러(전체 매출 약 90억달러), 2024년 약 80억 달러(전체 매출 약 130억달러), 2025년 약 130억달러(전체 매출 약 180억달러)로 추정했다.
두번째 궁금증은 ”왜 지금 기업공개를 검토하는가?“였다. 스페이스X는 2002년 설립 이후 사모 조달을 통해 약 120억달러를 조달해왔을 정도로 자본을 끌어오는 데 어려움이 없고, 기존 투자자나 스톡 옵션을 받은 직원들도 이를 유동화하는데 큰 불편함이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이는 아마도 지금까지보다 더 큰 규모의 자본 조달이 필요하기 때문으로 추정한다. 돈이 필요한 곳은 많다. 일단 현재 테스트 발사 중인 스타십의 재사용이 안정화되면 대량 생산체제를 구축해야한다. 참고로 머스크는 내년에 스타십 재사용 안정화를 예상하고 있고 장기적으로 연 1000대 생산을 목표로 한다고 밝힌바 있다.
또 스타링크의 D2D(Direct-to-Device, 스마트폰과 직접 연결되는 우주 기반 통신서비스) 구축을 위해 막대한 자금이 필요할 수도 있다. 참고로 스페이스X는 올해 스타링크 D2D 서비스를 위한 주파수 구입에만 약 200억 달러 이상을 지출했다. 이외에도 장기적으로 우주 데이터센터건설 등도 염두해두고 있을 수 있다.
높은 밸류에이션 배수가 시장에서 받아들여질까?
다음은 기업가치에 대한 궁금증이다. 아직 구체적인 스페이스X에 대한 재무적인 정보가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분석과 거론되는 기업가치에 대한 평가는 사실상 어렵다. 머스크는 올해 1월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스페이스X의 2025년 예상 매출은 약 155억 달러이고 2026년은 미 항공우주국(NASA) 예산(약 250억달러)를 넘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고려하면 2025년 세컨더리 주식 매각의 기업가치인 8000억 달러는 주가매출비율(PSR) 약 50배, 그리고 2026년 예상되는 기업공개 시 예상 기업가치 1.5조달러는 PSR 약 60배 수준으로 볼 수 있다.
즉 스페이스X는 자신의 기업가치가 매출의 약 50-60배로 평가 받을 수 있다고 본다는 뜻이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시가총액이 큰 엔비디아의 PSR이 약 20배이고 머스크가 경영하는 또다른 화사인 테슬라는 약 15배 수준임을 고려하면 스페이스X의 PSR은 매우 비싸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발사체 서비스업체인 로켓랩의 PSR이 약 60배에 거래 중이고, 스타링크처럼 우주 기반 D2D 통신 서비스를 준비 중인 AST 스페이스모바일은 약 500배 수준임을 고려하면 스페이스X가 그 정도 가치 평가를 받는 것도 무리가 없어 보인다는 시각도 있다. 과연 2026년 스페이스X의 기업공개가 어떻게 흘러갈지 주목된다.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