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기업 대부분은 이미 ERP와 구매관리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그런데도 정작 “왜 비용이 늘었는지”를 명확히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기업 간접구매·지출 관리(BSM) 플랫폼 ‘업무마켓9’을 이끄는 최준혁 캐스팅엔 대표는 이 현상을 두고 “운영의 문제가 아니라 지출 구조를 설계하지 않은 결과”라고 진단했다. 그가 말하는 기업 지출 관리의 본질과 ‘한국형 SAP Ariba’를 표방하는 이유를 들어봤다.
- 이미 구매관리 시스템을 사용하는 기업이 많은데도 문제가 남아 있다는 의미인가.
“대부분의 기업은 구매는 관리하지만 지출은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 구매 요청, 발주, 정산 프로세스는 시스템화돼 있지만 법인카드 사용이나 비표준 서비스, 예외 결제는 여전히 시스템 밖에서 발생한다. 이런 지출이 누적되면서 경영진이나 재무 조직이 ‘왜 비용이 늘었는지’를 구조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상황이 만들어진다.”
- 비용 절감을 더 강화하면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닌가.
“단기적인 절감 효과는 가능하다. 입찰을 강화하거나 단가를 낮추면 일시적인 성과는 나온다. 그러나 다음 분기, 다음 해가 되면 비용은 다시 증가한다. 문제의 핵심은 ‘얼마에 샀는가’가 아니라 ‘왜 그 지출이 발생하도록 방치돼 있었는가’에 있다.”
- 업무마켓9은 이 문제를 어떻게 접근하고 있는가.
“업무마켓9은 구매 솔루션이 아니라 기업의 지출 운영 체계, 일종의 OS를 만든다는 관점에서 출발했다. 구매 이전 단계부터 해당 지출이 정책에 맞는지, 표준 항목인지, 승인 가능한지를 시스템이 선제적으로 판단한다. 구매 이후에도 법인카드, 외부 서비스, 비표준 견적까지 모든 간접지출을 하나의 데이터 구조로 통합 관리한다. 이를 통해 기업은 ‘어디서 샀는가’가 아니라 ‘어떤 유형의 지출이 증가하고 있는가’를 파악할 수 있게 된다.”
- ‘한국형 SAP Ariba’를 표방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글로벌 시장에서는 SAP Ariba나 Coupa가 지출 관리의 기준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 기업 환경은 다르다. 총무 중심의 간접구매 구조, 잦은 예외 승인, 비표준 서비스 비중, 한국식 결재 문화가 공존한다. 업무마켓9은 이러한 현실을 그대로 반영해 설계됐다. 한국 기업이 실제 운영 방식에 맞춰 지출을 통제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든다는 의미에서 ‘한국형 SAP Ariba’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 AI 기능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가.
“AI의 가치는 분석보다 실행 비용을 낮추는 데 있다고 본다. 구매 요구사항 정리, 공급사 추천, 비교표 작성, 협상 메일 초안 작성 등 사람이 많은 시간을 들이던 영역을 AI가 대신한다. 그 결과 통제 수준은 높아지지만 운영 부담은 증가하지 않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 업무마켓9이 궁극적으로 그리고 있는 목표는 무엇인가.
“한국 기업들이 ‘지출 관리는 이렇게 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기준을 만드는 것이다. ERP가 회계의 기준이 됐듯, 업무마켓9은 간접구매와 지출 관리의 기준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비용을 줄이는 도구가 아니라, 기업이 돈을 쓰는 방식을 설계하는 시스템이 바로 우리가 말하는 한국형 SAP Ariba다.”
“비용 절감의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지출 구조를 설계하는 시대다”
최준혁 대표의 말처럼 한국 기업의 간접비 관리가 단순한 통제를 넘어 ‘설계’의 단계로 진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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