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배우자나 애인 등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한 살인·치사 범죄로 219명이 검거된 것으로 집계됐다. 여성 5명 중 1명은 친밀한 관계에 의한 폭력 피해를 경험했고,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 범죄는 2020년 이후 계속 증가 추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평등가족부는 30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5년 여성폭력통계'를 공개했다. 여성폭력기본법에 따르면 '여성폭력'이란 성별에 기반한 여성에 대한 폭력으로, 신체적·정신적 안녕과 안전할 수 있는 권리 등을 침해하는 행위를 통칭한다. 가정폭력·성폭력·성매매·성희롱·지속적 괴롭힘 행위 등이 여성폭력에 속한다.
여성폭력통계는 여성폭력방지기본법에 따라 3년마다 성평등부가 공표하는 통계다. 이번 통계는 2022년 첫 공표 이후 두 번째로 발표됐다. 특히 이번 통계에서는 친밀관계 폭력 범죄자에 대한 특성이 공개됐다.
통계에 따르면 여성의 36.1%는 살면서 한 번이라도 여성폭력 피해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폭력 유형별로는 '성적 폭력' 경험률이 19.5%로 가장 높았고, '정서적 폭력'(17.8%), '신체적 폭력'(15.8%), '통제'(5.2%)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 1년간 여성폭력 피해 경험률은 7.6%였고, 유형별로는 '성적 폭력' 4.0%, '정서적 폭력' 3.4%, '신체적 폭력' 1.2% 등이었다.
아울러 2024년 한 해 동안 전·현 배우자나 애인 관계에서 발생한 '친밀한 관계' 폭력 범죄로 5만7973명이 검거됐다. 이는 전년(6만2692명) 대비 7.5% 감소한 수치다.
범죄율은 지난해 기준 만 19세 이상 인구 10만 명당 133.4명으로 전년(144.6명) 대비 7.7% 감소했다. 친밀관계 폭력 범죄자의 75.7%는 '남성'이었다. 연령별 범죄자는 '41∼50세'가 25.2%로 가장 많았다. 여성 5명 중 약 1명(19.4%)은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한 폭력 피해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지난해 1년간 친밀한 관계 폭력 피해를 본 여성은 전체의 3.5%였다. 지난해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한 살인·치사 범죄로 검거된 인원은 배우자 대상 범죄자 134명, 교제 관계 대상 85명 등 219명이었다. 이는 전년(205명)보다 6.8% 늘어난 수치다. 친밀한 관계 살인·치사 범죄자의 75.8%는 남성으로 여성(24.2%)보다 3배 이상 많았다. 남성 범죄자 중 '61세 이상'이 34.3%로 가장 많았다. 치사 범죄의 경우 배우자 간 발생한 비율이 75.0%로 높아 지속적인 가정폭력이나 신체적 학대가 사망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성평등부는 설명했다.
스토킹 범죄 관련 통계도 새로 공개됐다. 지난해 스토킹 범죄율은 인구 10만 명당 26.4건으로 전년(23.5건) 대비 12.3% 증가했다. 입건 건수는 1만3533건으로 전년(1만248건) 대비 12.3% 증가했다. 성별로 보면 스토킹 범죄자 중 남성은 76.2%, 여성 23.8%다. 다만 최근 3년간 여성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
남성 스토킹 범죄자는 '19∼30세'가 22.6%로, 여성은 '31∼40세'가 23.4%로 가장 많았다. 스토킹 범죄의 54.2%는 전·현 배우자나 애인 등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했다.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 범죄도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기준 만 20세 이하 아동·청소년 10만명당 성폭력 범죄는 178.7건으로 전년(165.2건) 대비 8.2% 늘었다. 아동·청소년 대상 범죄는 2020년 98.6건, 2021년 110.3건, 2022년 139.4건, 2023년 165.2건, 2024년 178.7건으로 최근 5년간 계속 증가했다.
아동·청소년 대상 성폭력 범죄자 특성을 보면 2023년 기준 '19∼30세'가 43.3%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범죄자의 70% 이상이 40세 이하 젊은층이었다. 범죄자는 '인터넷에서 알게 된 사람'이 36.1%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보다 자세한 통계는 성평등부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김영리 기자 smart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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