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이 미국 사모펀드(PEF) 운용사 디지털브리지그룹을 40억달러(약 5조7500억원)에 인수한다. 디지털브리지는 통신탑, 데이터센터 등 디지털 인프라 투자에 특화한 투자사다. 밴티지데이터센터, 데이터뱅크, 스위치 등 굵직한 인프라 기업이 투자 목록에 포함돼 있다. 총운용자산은 지난 9월 기준 1080억달러(약 155조원)에 달한다.이번 인수에는 ‘인공지능(AI) 인프라’를 장악하겠다는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사진)의 야심이 반영됐다는 것이 중론이다. 소프트뱅크는 올초부터 오픈AI, 오라클과 함께 500조원 규모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스타게이트’를 추진하고 있다. 손 회장은 “이번 인수를 통해 차세대 AI 데이터센터 기반을 강화하고 선도적인 초지능 플랫폼 제공 업체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프트뱅크는 디지털브리지그룹이 보유한 데이터센터 운영사 스위치를 별도로 인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빅테크는 AI 인프라 기업을 인수하는 데 혈안이다.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은 22일 데이터센터 기업 인터섹트를 현금 47억5000만달러(약 7조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알파벳의 인터섹트 인수를 ‘데이터센터 번호표를 산 것’이라고 보고 있다.
미국에서 데이터센터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전력망 접속 우선권’을 주정부에서 받아야 한다. 우선권을 받으려면 최소 5년에서 길게는 10년이 걸린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최근 데이터센터업계에서 항공기 파생형 가스터빈 수요가 폭증하는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다. 데이터센터가 기존 전력망에 연결될 때까지 기다릴 수 없는 AI 기업들은 항공기 터빈형 발전기를 활용해 자체 발전원을 확충하고 있다.
실리콘밸리=김인엽 특파원 inside@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