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달걀 소비자가격이 2021년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 발생으로 급증한 이후 좀처럼 안정세를 찾지 못하고 있다.
30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회장 문미란)에 따르면 달걀 물가지수는 식료품 물가보다 상승 폭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달걀 가격이 급등한 2021년부터 2025년 3분기까지의 분기별 달걀 물가지수를 보면, 달걀 물가가 소비자물가뿐 아니라 식료품 물가도 대체로 상회하며 식료품 전반의 평균 물가 흐름보다 더 큰 변동 폭을 보였다.
달걀 소비자가는 2021년 2분기 평균 8660원(대란, 30개 기준)으로 정점을 찍은 후 점차 하락했으나 2025년 들어 가격이 다시 상승하여 4분기까지 평균 8000원대에 이르렀다. 이런 소비자가의 흐름을 산지 가격과 비교해 보면 달걀 산지 가격도 2021년 2분기 5724원(대란, 30개 기준)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후 하락세를 보였다. 이후 2025년 들어 다시 상승하며 소비자가와 유사한 추이를 보였다.
달걀 가격이 안정화되지 못하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장을 볼 때 일상적으로 구매하는 품목이며 식탁에 가장 자주 오르는 식품이라는 점을 들 수 있다.
달걀은 포만감을 주고 단백질 공급원으로도 훌륭해서 식단 조절을 하는 이들에게 필수적인 품목이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달걀은 칼로리에 비해 포만감을 많이 줄 뿐만 아니라 단백질이나 칼슘, 아연과 같은 물질이 들어 있어서 근육을 생성하는 데에도 매우 효과적이다"라며 "다이어트 시 감소할 수 있는 기초대사량을 지켜주는데 좋은 식품이라 할 수 있다"고 전했다.
달걀 한 개에는 단백질의 구성 요소인 9개의 필수 아미노산이 모두 들어있는 6g의 물질이 포함돼 있다. 아침에 달걀 한 개를 먹으면 점심때 130kcal를 더 적게 섭취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달걀은 제과 제빵 등과도 밀접해 외식 식품업계의 원가 상승에도 영향을 준다.
2020년 이후 국내뿐 아니라 국제적으로 '에그플레이션'이란 용어가 나타날 만큼 달걀 가격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이는 조류인플루엔자의 확산에 따른 공급 문제와 사료 가격 급등 외에도 여러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2027년 9월부터 국내 산란계의 사육 면적이 확대될 예정이라 앞으로도 달걀 가격 상승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측은 "달걀은 장바구니 물가 안정에 있어 매우 중요한 품목으로 관련 이해 관계자들 모두가 가격 안정화를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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