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의료 이용량과 인구 구조를 반영해 기초모형으로 추산한 결과, 2040년 의사 수요는 최소 14만4688명에서 최대 14만9273명으로 추산됐다. 공급은 최소 13만8137명에서 최대 13만8984명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추계위는 이번 수요예측을 위해 전체 의료 이용량을 분석 단위로 하는 ‘시계열 분석 모형’(ARIMA)과 1인당 의료 이용량을 기준으로 하는 ‘조성법 모형’ 등 두 가지 핵심 모델을 활용했다. 의사 공급 예측은 가장 최근 연도의 의대 모집인원인 3058명을 기준으로 국가시험 합격률과 임상활동 확률을 적용해 면허의사 유입 규모를 산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또 면허의사 가운데 의대 정원의 89.6%가 임상 현장에 진입하고 65세 이상 의사의 20%가 은퇴한다는 가정을 전제로 향후 임상의사 공급 규모를 추계했다.

연도를 2035년으로 좁히면 의사 수요는 13만5938~13만8206명, 공급은 13만3283~13만4403명으로 추산돼 최대 4923명의 인력 부족이 발생할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10년간 이를 해소하려면 매년 약 500명의 의대 증원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윤석열 정부의 ‘2000명 증원’에 비해서는 증원 규모가 줄어들 전망이다.
추계위는 기초모형에 미래 의료 환경 변화, 보건의료 정책 변화 등 변수를 적용해 수요 예측에서 다양한 시나리오를 도출했다. 인공지능(AI) 도입에 따른 생산성 변화 및 근무일수 변화 등 미래 의료환경 변화를 반영한 시나리오를 적용하면 수요는 2040년 14만8235명으로 예상됐다. 의료 이용 적정화 등 보건의료 정책 변화를 고려한 시나리오를 적용할 경우 수요는 2040년 14만7034명으로 전망됐다. 두 시나리오를 적용하면 필요한 의사가 더 적어질 수 있다.
AI와 같은 기술의 발전이 의료 현장에 미치는 영향에는 의견이 엇갈렸다. 김태현 추계위원장은 브리핑에서 “AI가 의료 현장에 일정 부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를 얼마나 반영할 것인지에 대한 근거 자료가 충분치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런 이유로 추계위는 국제기구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기준을 채택해 추계를 진행했다.
회의 마지막 날까지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추계위는 투표를 통해 다수결로 이번 안을 결정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 추계 결과가 정부 결정에 반대하던 이들까지도 설득할 수 있는 안이라고 보는지에 대한 질문에 “과반에 해당하는 여덟 분은 의료계에서 추천한 전문가들이기 때문에 이런 부분이 결과의 수용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사단체는 반발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시간에 쫓겨 설익은 결론을 내는 것은 2000명 의대 증원 사태와 같은 국가적 과오를 반복하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의사단체는 정부 발표에 맞서 자체 추계 결과를 발표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26일 의협은 “내외부 연구 역량을 총동원해 자체 추계 연구와 검증 작업을 할 것”이라고 했다.
이민형 기자 mean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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