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2026 세계대전망>에서 제시한 올해 주요 키워드다. 이코노미스트는 기업의 대규모 AI 투자 영향이 아직 불분명한 가운데 올해부터 AI의 실질적 효과가 드러나기 시작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한 정책이 계속 이어지면서 세계 경제는 둔화하고, 전 세계 무역이 2% 미만의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4%에 그칠 전망이다. 관세로 인해 상품이 줄어들고, 이민 정책으로 노동 공급이 줄어들면서 미국인들은 물가 상승을 체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올해 GDP와 물가 지표에 드러날 가능성이 높다.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봄까지 관세가 미국의 연간 근원 인플레이션율을 1%포인트 끌어올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 후임으로 통화 완화에 우호적인 인물이 임명되면 미국 정부부채 규모에 대한 우려는 더욱 확대될 것이다.
기대할 수 있는 것은 AI 관련 지출 증가다. 미국 대형 기술기업들은 지난해 데이터센터와 관련 인프라에 4000억달러 이상을 쏟아부었다. 2030년까지 7조달러가 투입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올해가 AI의 경제적·사회적 영향이 본격화하는 해”라고 평가했다.
중국 역시 미국의 무역 정책에 타격을 받아 경제성장률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코노미스트가 제시한 올해 중국 GDP 성장률은 4.6%다. 미국의 압박과 중국 수출품에 대한 수요 둔화로 경제는 둔화하고, 중국 정부는 내수 부양을 위해 경기 부양책과 인프라 투자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확률이 높다.
인도는 올해 일본을 제치고, 세계 4위 경제 대국이 될 수 있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6.2%로 7~8%대 성장률을 기록했던 2020년대 초반보다 둔화하지만, 여전히 세계 성장률보다 월등히 높다.
유럽의 인플레이션은 완화되고 있지만 성장 동력은 부족하다. 생산성은 정체돼있고, 고령화된 노동력은 생산량을 끌어내리고 있다.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벨기에의 GDP 대비 부채 비율은 이미 100%를 넘어섰다.
이코노미스트는 유럽이 올해 냉전 이후 가장 많은 국방비를 지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러시아에 맞서 군사력 증강에 필요한 재정을 마련해야 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도 확대해야 한다. 그 자금을 어디에서 마련할 것인가를 두고 논쟁이 벌어질 수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영국(1.3%), 프랑스(1%), 독일(1%) 등 주요 유럽국가들의 경제성장률을 1%대 수준으로 내다봤다.
마지막으로 공급망 재편 카드가 있다. 컨설팅회사 커닝 따르면 조사 대상 기업의 28%가 ‘2030년까지 실제 제품 판매가 이뤄지는 지역에서 생산도 같이 할 수 있도록 공급망을 재편하고 싶다’고 응답했다. 현재 많은 기업들이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인도 등 대체 생산기지로 향하고 있다. 올해도 관세 정책이 기업 전략과 세계 경제 흐름 전반을 뒤흔들 것이란 게 이코노미스트 예측이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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