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매치(PMATCH)는 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안전하고 효율적인 약물 사용 문화를 만드는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 기업이다. 의료진 중심으로만 다뤄지던 약물 관리 영역을 환자, 보호자, 공공의료기관이 함께 활용할 수 있도록 확장하는 것이 피매치의 핵심 목표다. 이형기 대표(61)가 2021년 4월에 설립했다.
대표 아이템은 건강기능식품 큐레이션 앱 ‘건전지(건강기능식품 정보를 전부 모아 지키자 내 건강)’와 ‘필톡(PillTalk)’이다. 건전지는 소비자들이 건강기능식품 정보를 쉽고 정확하게 비교·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 플랫폼으로, 기술력과 혁신성을 인정받아 CES 2023에서 혁신상을 받았다.
필톡은 그동안 의료 전문가들만 다뤄오던 약물상호작용 분석을 일반인도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AI 기반 솔루션이다. 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로 인해 여러 약을 동시에 복용하는 다제약물사용자가 급증하면서, 약물유해반응과 중복 처방, 오남용 사례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톡은 환자의 약물 내역을 AI로 분석해 약물 간 상호작용 위험을 사전에 탐지하고, 의료진·환자·보호자 간의 정보 공유와 소통을 지원함으로써 안전한 약물 관리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나아가 필톡은 약물 안전을 지키는 ‘디지털 약물 가디언(Digital Guardian)’으로서, 개인의 건강은 물론 공공의료의 효율성과 신뢰성 향상에도 기여하고 있다.
피매치의 핵심 경쟁력은 AI를 활용해 의료 전문가 중심의 약물 관리 영역을 공공의료 현장으로 확장한 데 있다. 기존의 약물상호작용 분석은 고도의 전문 지식이 필요해 의사나 약사만 접근할 수 있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모든 환자를 세밀하게 모니터링하기 어렵고, 보건소나 지자체 같은 1차 의료 현장에는 전문 인력이 상주하기 힘든 구조다.
“필톡은 이러한 공백을 메우기 위해 개발된 AI 솔루션이다. AI가 복약 내역을 자동 분석하고, 약물 간 상호작용이나 위험 신호를 사전에 탐지해 보건소·지자체 담당자, 요양기관 등에서도 쉽게 약물 안전 관리를 수행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공공의료 현장은 복잡한 약물 검토 과정을 자동화하고, 환자 안전 지표를 데이터 기반으로 관리하며, 행정 효율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습니다.”
피매치는 단순한 홍보나 광고보다는, 공공보건의료 현장에서 효과를 직접 입증하며 ‘공공의료 혁신 파트너’로 자리 잡는 전략적 접근을 중심으로 판로를 개척하고 있다. 현재는 보건소와 지자체를 중심으로 한 B2G(정부·공공기관 대상) 사업 확산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는 관악구와 ‘마을로 향하는 의료서비스’ MOU를 체결했고, 원주·제주 지역 통합 돌봄 의료 모델 유한양행 지정기탁 사업에도 참여해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광진구청과 ‘통합돌봄 다제약물관리 사업’을 체결했으며, 관악노인복지관과는 약물 오남용 관리 프로그램, 찾아가는 건강 프로그램 등 지역 밀착형 보건서비스를 연계·지원하며 공공의료 현장 중심의 협력 모델을 확장하고 있다.
피매치는 공공보건의료 현장에서 직접 협력하며 약물 관리의 효율성·안전성 개선 효과를 실증하는 과정 자체를 가장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으로 삼고 있다. 또한 각 지역에서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중앙정부와 건강보험 적용 모델로 확장하는 과정을 고민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공공기관의 신뢰와 성과 사례가 자연스럽게 다른 지자체로의 확산 동력이 되고 있다.
현재 피매치는 B2G 실증 사업을 중심으로 기술력과 사업성을 검증하고 있다. 지자체와 협력해 실제 보건소·통합돌봄 현장에서 필톡을 운영하며 AI 약물 관리 기술의 효과성과 행정 효율성을 입증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 과정을 통해 공공기관의 신뢰와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기반으로 중앙정부·건강보험 적용 모델로 확장하는 것이 일차적인 목표이자 가장 강력한 사업 검증 방식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투자 측면에서는 이러한 실증 기반의 확장성과 공공의료 디지털화 수요를 토대로 현재 여러 기관 및 전략적 투자자(SI)와 논의를 진행 중입니다. 특히 향후에는 B2G 영역을 넘어 보험사·헬스케어 기업 등과의 B2B 협력 모델로 확대하여 데이터 기반 약물 관리 플랫폼으로 성장할 계획입니다.”
이 대표는 어떻게 창업하게 됐을까. “의사로서 오랜 시간 환자를 진료하면서 느낀 가장 큰 한계는 약물 유해 반응과 오남용 문제를 병원 안에서는 완전히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이건 의료 기술이 아니라 사회 시스템과 데이터의 문제라는 결론에 다다랐고, 그래서 병원 밖에서 이 문제를 풀기 위해 피매치를 창업했습니다. 자금은 외부 투자에 의존하지 않고, 그동안 의료·헬스케어 관련 컨설팅과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직접 축적한 자금으로 출발했다. 의료와 데이터의 경계를 이해해야 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단기 성과보다 지속 가능성과 신뢰를 기반으로 한 장기적 개발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창업 후 이 대표는 “가장 큰 보람은 피매치의 기술이 의료의 전문성과 현장의 접근성 사이의 간극을 실제로 좁히며 공공의료 현장에서 구체적인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초기에는 ‘약물 관리’라는 주제가 다소 생소했지만, 보건소나 지자체 담당자들이 ‘이제 복약 정보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행정 업무가 훨씬 간소화됐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우리가 가고 있는 방향이 옳다는 확신이 듭니다. 또한 사회복지사나 방문간호사 등 현장 인력들이 AI를 통해 약물 정보를 쉽게 이해하고 의료진과 함께 환자 지원에 참여할 수 있게 된 것도 큰 변화입니다. 이처럼 피매치가 만들어내는 변화는 단순히 기술의 발전이 아니라 의료가 더 많은 사람에게 닿을 수 있도록 돕는 사회적 전환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이 대표는 “피매치는 ‘환자의 목소리가 의료 현장과 사회에 닿을 때까지’라는 철학 아래 약물 안전 관리의 새로운 표준을 만들어가고자 한다”며 “현재 진행 중인 B2G(공공의료) 협력 모델을 전국 지자체로 확대하고, 보건소 통합 돌봄과 지역사회 약물 관리 시스템 속에서 ‘필톡’이 공공 돌봄의 기본 도구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시에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민간 보험사와 헬스케어 기업 등과 협력함으로써, 공공을 넘어 사회 전체의 약물 안전망을 구축하는 소셜벤처로 성장하고자 합니다. 피매치의 최종 목표는 기술을 통해 환자 중심의 의료문화가 우리 사회에 정착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피매치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운영하는 창업도약패키지 사업에 뽑혔다. 창업도약패키지는 창업 3~7년 된 도약기 창업기업의 스케일업을 위해 최대 2억원의 사업화 지원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창업진흥원 지원사업이다. 스타트업의 경영 진단 및 개선, 소비자 요구 및 시장 환경 분석, 투자진단 및 전략 수립을 지원한다.
설립일 : 2021년 4월
주요사업 : B2G(공공의료) 중심의 통합돌봄 약물관리 사업 AI 약물상호작용 분석 플랫폼 필톡 성과 : 2025.10 광진구 ‘찾아가는 약물관리’ 시범 사업 체결, 2025.10 필톡 정식 웹서비스 출시, 2025.06 원주·제주지역 통합돌봄 의료모델 유한양행 지정기탁 사업 체결, 2025.04 관악구 '마을로 향하는 의료서비스' MOU 체결, 2025.04 창업도약패키지(교보생명 협업형) 선정, 2023.04 신용보증기금 Start-up NEST 제 13기 선정, 2023.01 Battery(건전지) 앱 CES 2023 소프트웨어 & 모바일 분야 혁신상 수상
이진호 기자 jinho23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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