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4,586.32
(33.95
0.75%)
코스닥
947.92
(3.86
0.41%)
버튼
가상화폐 시세 관련기사 보기
정보제공 : 빗썸 닫기

[시사이슈 찬반토론] 아파트 공공 보행로 개방해야 하나

입력 2026-01-05 10:00   수정 2026-01-05 15:26

아파트 공공 보행로의 개방 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다. 공공 보행로는 아파트 단지 내부에 외부인이 다닐 수 있게 만든 길이다. 공공 보행로 개방을 조건으로 재건축 승인이나 인센티브를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준공 이후 공공 보행로 때문에 강남권 등지의 여러 단지에서 마찰음이 나고 있다. 외부인이 다닐 수 있는 개방형 아파트로 허가받은 단지 가운데 일부가 입주 이후 단지 출입구를 막는 등 공공 보행로를 차단하고 있어서다. 외부인 출입으로 사유지 침해 문제가 발생하고, 각종 안전사고가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공공 보행로가 차단되면서 길을 돌아가야 하는 주민들은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지자체는 보행로를 막아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강조하고 있지만, 제재 수단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공공 보행로 개방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까.
[찬성] 공공성·지역 연결 위해 개방해야…지자체의 이행 강제 수단 검토도

아파트 단지 내 공공 보행로 개방은 도시의 연결성을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최근 논란이 된 서울 강동구 소재 대규모 아파트 단지의 경우 공공 보행로가 전철역과 사실상 이어져 있다. 이 단지의 공공 보행로를 통하지 않으면 인근 주민들이 멀리 길을 돌아가야 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개방을 약속한 보행로를 막아 인근 주민의 편의성을 저해하는 것은 용납하기 어렵다. 공공 보행로 개방은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이기도 하다. 아파트 단지가 거주민의 사유지인 것은 맞지만, 동시에 지역사회의 일부이기도 하다. 공공 보행로를 개방함으로써 아파트 단지가 지역사회의 일원으로서 역할을 다할 수 있다. 지역공동체의 유대감을 형성하는 데 기여하고, 주민 간 사회적 상호작용을 촉진하는 효과를 낳을 수 있다.

다수의 선진국에서는 도시개발과 관련된 공공 공간을 적극적으로 개방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예를 들어 유럽의 많은 도시는 공공 보행로나 공원을 아파트 단지와 연결해 주민들이 도시 내에서 자유롭게 이동하도록 하고 있다. 이를 통해 도시가 더욱더 친환경적이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발전할 수 있게 유도한다. 공공 보행로 개방은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주거지와 상업시설이 상호 보완적 관계를 형성하도록 돕는 역할도 한다.

무엇보다 공공 보행로 개방은 재건축 승인 등 인허가의 조건이었던 경우가 대다수다. 이를 통해 입주민이 용적률 상향 등 인센티브 혜택을 본 사례가 많다. 이제 와서 이 사실을 외면하고, 조금의 불편도 감수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은 국민의 공감을 얻기 어려울 것이다. 강동구의 한 단지는 외부인이 단지 내 놀이터 등에 들어오면 질서유지금 부과까지 검토하겠다고 했다는데, 이는 과도한 조치로 공감을 얻기 어려울 것이다.
[반대] 공공 보행로도 엄연한 사유지…주민 안전 위협하고 관리도 힘들어
입주민이 이유 없이 공공 보행로를 폐쇄하자는 게 아니다. 공공 보행로 개방으로 사유지에 대한 권리를 침해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다 함께 공존하는 지역사회의 이상은 좋지만, 현실적으로 입주민이 입는 피해도 생각해야 한다. 시설 파손은 물론 고성방가, 주민 위협 등 갖가지 문제가 드러나는 상황이다. 강남구의 대모산 인근 단지에서는 보행로를 개방하니 등산객이 몰려들어 분수대에서 발을 씻거나 단지 내에서 음주까지 하는 일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아파트 단지는 분명 주민들의 개인적 공간임에도, 외부인이 자유롭게 출입하면서 주민들의 프라이버시를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

특히 안전문제는 타협하기 어렵다. 외부인의 출입을 허용하면 도난 등의 범죄나 불법행위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며, 이는 주민들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 외부인 출입 허용으로 아파트 단지 내 조용하고 평화로운 주거 환경이 훼손될 우려도 존재한다. 많은 아파트 주민이 보행로 개방으로 인한 소음, 혼잡, 파손 등을 걱정한다. 인근에 주점 등 상업시설이 들어선 경우 거주민이 아닌 불특정 다수가 출입하면서 문제가 더 커질 수 있다. 사람들이 몰리면서 늘어나는 쓰레기나 불법 주정차 역시 주민들을 힘들게 한다. 공공 보행로 개방은 법적 관리 책임 문제를 초래할 수도 있다. 외부인이 사고를 냈음에도 그 책임을 입주민이나 관리자가 져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재건축 승인 등의 조건으로 공공 보행로 개방을 약속했더라도, 사후관리를 전적으로 맡겠다고 한 것은 아니다. 개방 후 생기는 문제까지 관리하고 책임지라는 것은 국가와 지자체의 일을 떠넘기는 행위다. 참고 참다가 공공 보행로 차단에 나서는 것을 주민들의 이기주의로 몰아서는 곤란하다. 이는 사유지에 대한 정당한 권리행사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오죽하면 주민들이 과징금까지 매긴다고 하겠는가.
√ 생각하기 - 지자체, 공공 보행로 관리 지원 나서야
공공 보행로 개방 문제를 두고 찬반 양측은 모두 설득력 있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공공 보행로 개방이 도시의 연결성을 높이고 주거지의 공공성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주장 역시 충분히 설득력을 갖는다. 하지만 사유지 보호와 주민의 안전과 편안한 환경을 보장하는 것도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결국 핵심은 균형 있는 제도적 해결이다. 공공 보행로를 개방하는 것은 좋은 방향이지만, 이를 위한 적절한 관리와 법적 안전장치를 함께 마련해야 한다. 해당 단지들이 재건축 과정에서 공공 보행로 개방을 약속한 것은 맞지만, 보행로 관리까지 맡겠다고 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사유지를 개방하는 데 더 나아가 사후 유지보수까지 도맡으라는 것은 지나치다. 정부와 지자체가 비용, 인력 등 공공 보행로 관리를 일정 부분 지원하는 게 바람직하다. 이 문제가 해결된다면 공공 보행로 개방에 동의하는 입주민이 많이 늘어날 것이다.

서욱진 논설위원 venture@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