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한경DB
구조 후 임시보호하던 길고양이를 입양보내려다 무산됐어도 길고양이를 돌려달라고 청구할 수 없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구조자가 구조와 임시보호를 했어도 SNS에 '입양처를 찾는다'고 올린 행위 등을 근거로 '소유의 의사'가 없다고 봤다.
○"구조는 내가 했는데…" 길냥이 소유권 두고 25일간 공방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주지방법원 제12민사부는 최근 고양이 임시 보호자 A씨가 카페 운영자 B씨를 상대로 청구한 유체동산인도 소송에서 이같이 판단하고 B씨의 손을 들어줬다. 2024년 10월로 전주에 거주하는 A씨는 식당 근근에서 떠돌던 길고양이를 발견했다. A씨는 구조 후 병원 검진을 마친 뒤 자신의 집에서 임시보호를 시작했다.고양이 알레르기가 있고 이미 반려견을 키우던 A씨는 직접 키울 형편이 되지 않자, 자신의 SNS에 "구조나 입양이 가능한 분을 찾는다"며 입양공고, 입양홍보 등의 해시태그를 달고 홍보글을 올렸다.
A씨는 SNS상에 본인이 직접 보호 중이라는 사실을 숨기고 마치 제3자가 보호 중인 것처럼 글을 올리며 "좋은 임보자(임시보호자)를 만났다. 이제 천사 엄빠(엄마 아빠)만 만나면 된다"며 적극적으로 입양처를 수소문했다.
이때 전주시에서 카페를 운영하던 B씨(피고)가 나타났다. 길고양이협회 회원이던 B씨도 7년동안 이 길고양이에게 밥을 챙겨주던 사람이었다.
10월 29일 두 사람은 문자 메시지를 통해 민키의 거취를 논의고 B씨가 데려가는 쪽으로 합의했다. 다음 날 저녁, A씨는 그동안 고양이를 위해 구매한 사료와 장난감 등 용품 일체를 들고 B씨의 카페를 찾아가 인도했다.
사달은 그 직후 벌어졌다. 입양계약서 작성을 두고 길고양이 협회를 당사자에 포함시킬 것인지 등을 두고 이견이 생겨 결국 계약서를 쓰지 못한 채 고양이만 남겨두고 온 것이다. 다음 날 A씨는 "계약서를 쓰지 않았으니 입양이 아니며 다시 데려다 키우겠다"며 고양이를 돌려달라고 요구했고, B씨가 이를 거절하자 결국 '유체동산인도'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 "단순 구조·임보만으로는 소유권 안생겨"
법원은 A씨가 고양이의 소유권을 취득하지 못했으므로 소유권이 없다고 판단했다. 민법 제252조 제1항에 따라 무주물(주인 없는 물건)의 소유권을 취득하려면 소유의 의사로 점유해야한다. A씨는 고양이를 구조해 비용을 들여 검진, 목욕, 미용을 시킨 것은 소유의 의사로 점유한 것이라고 주장했다.하지만 재판부는 "A씨는 SNS를 통해 입양해 돌볼 여건이 되는 사람을 찾았고, 점유 개시 이후에도 SNS에 ‘좋은 입양자가 나타나면 좋겠다’고 댓글을 다는 등 제3자에게 입양 보내려는 의사가 분명했다*고 판단했다. A씨가 수행한 검진, 목욕, 미용도 "제3자에게 입양시킬 때까지 생존 내지 건강 회복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기 위한 임시보호 조치의 일환"일 뿐 배타적인 소유권전제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되레 B씨에게 고양이를 점유할 권한이 있다고 봤다. 법원은 "고양이를 인도하는 합의가 성립됐고 그에 따라 인도했다"며 "(A씨가 입양계약서 작성을 조건으로 입양을 했다고 주장하지만) 입양계약서가 작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고양이를 인도하고 사료, 장난감 등 용품 일체를 함께 넘겨준 점을 보면 A씨의 주장은 납득이 어렵다"고 봤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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