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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신년사 키워드…‘AI 수익화’와 ‘글로벌 영토’ 확장

입력 2026-01-02 12:35   수정 2026-01-02 12:44

[비즈니스 포커스]




2026년 60년 만에 돌아온 ‘붉은 말의 해’를 맞아 주요 그룹 총수들은 인공지능(AI)이라는 거대한 불꽃을 동력 삼아 저성장의 늪을 뚫고 글로벌 무대로 질주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특히 올해는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실질적인 ‘수익·성과’(28회)를 증명하고 미국 등 전략적 요충지에서 ‘글로벌’(15회) 성과를 내야 한다는 절박함이 어느 때보다 강조됐다.

이 같은 변화는 대내외 경영환경의 압박과 맞물려 있다. 미·중 갈등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재편, AI 기술의 빠른 상용화, 내수 부진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기업들은 전략 전환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주요 그룹 총수들 사이에서는 ‘변화하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위기의식이 공유되고 있다.




2026 재계, AI로 돈 버는 실전 시대 선언


SK, LG, HD현대, GS, 신세계, CJ, 두산, LS, 현대백화점 등 주요 그룹 총수의 신년사 키워드를 분석한 결과 가장 압도적인 키워드는 ‘AI·AX’(53회)와 ‘고객·경험’(31회), ‘변화’(29회)였다.

지난해와 다른 점은 ‘도입’이나 ‘혁신’ 같은 선언적 언어 대신 ‘실행’(21회), ‘성과’(15회), ‘수익’(13회)과 같은 실리적 단어들이 AI와 짝을 이뤘다는 점이다.

AI 키워드는 더 이상 낯선 단어가 아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AI를 그룹 전반의 ‘통합 솔루션’으로 정의했고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피지컬 AI’를 통해 제조 현장의 지능화를 주문했다.

특히 허태수 GS그룹 회장이 언급한 ‘AI 비즈니스 임팩트’는 AI가 실제 재무제표에 기여해야 한다는 리더들의 압박감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글로벌’(15회)과 ‘미국’(11회) 키워드의 부상은 생존을 위한 외연 확장을 의미한다. 구자은 LS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글로벌’을 6회, ‘미국’을 4회 언급하며 북미 전력 인프라 시장 선점에 사활을 걸었다.

반면 중국에 대해서는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유일하게 “중국이 세계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며 직접적인 경계심을 드러냈다. 나머지 총수들은 ‘통상 마찰’과 ‘경쟁의 룰 변화’라는 키워드 뒤에 탈중국의 행간을 숨겼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강조한 ‘탑의 본성(회복)’과 ‘패러다임 시프트’는 2026년 리더십의 지향점을 보여준다. 과거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스스로 룰을 만드는 자만이 살아남는다는 것이다.

손경식 CJ 회장은 ‘작은 성공의 확산’과 ‘속도’를 강조하며 정체된 조직에 다시금 ‘하고잡이(도전정신)’ DNA를 주입하는 데 주력했다.



총수 9인이 선택한 ‘필승 카드’

① SK 최태원 회장
AI 통합 솔루션 앞세워 승풍파랑의 도전


최태원 회장은 2026년을 ‘승풍파랑’의 해로 정의했다. 먼 길을 달리기 위해 바람을 타고 물결을 헤쳐 나간다는 뜻이다. 최 회장은 특히 AI를 반도체만의 과제가 아닌 에너지, 통신, 건설, 바이오를 잇는 ‘통합 솔루션’으로 규정했다. “SK가 가진 기본기 위에 AI라는 혁신을 입히는 지혜”를 주문하며 이것이 곧 구성원의 행복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② LG 구광모 회장
변곡점에서의 치열한 선택과 집중


구광모 회장의 메시지는 예년보다 날카로워졌다. 그는 현재를 ‘새로운 미래가 열리는 변곡점’으로 진단하고 남들이 불가능하다고 여기는 수준까지 파고드는 ‘치열한 집중’을 주문했다. 단순히 고객 삶을 개선하는 수준을 넘어 10년 후 고객이 미소 지을 수 있는 탁월한 가치를 완성하는 것이 LG가 나아갈 방향임을 분명히 했다.

③ HD현대 정기선 회장
독보적 기술로 초격차 유지


정기선 회장은 보호무역주의와 중국의 추격을 ‘안갯속 경영환경’으로 정의했다. 이를 뚫는 유일한 무기는 ‘독보적 기술’이다. AI, 로봇, SMR 등 미래 사업의 원천 기술을 조기에 상용화하고 특히 ‘안전’이라는 핵심 가치 위에서 두려움 없이 도전할 것을 당부했다.

④ GS 허태수 회장
AI 비즈니스 임팩트의 원년


허태수 회장은 2026년을 ‘AI 수익 창출의 원년’으로 선언했다. 현장의 도메인 지식과 피지컬 AI를 결합해 실질적인 비즈니스 임팩트를 보여달라는 구체적인 특명을 내렸다. 변화를 지켜보지 말고 한발 앞서 실행해 성과로 완성하는 것이 GS의 생존 전략임을 강조했다.




⑤ 신세계 정용진 회장
탑의 본성 회복과 패러다임 시프트


정용진 회장은 ‘재도약’을 향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지난 2~3년은 비상을 위한 치밀한 준비였다”고 선언하며 이제는 생각을 바꾸고 룰을 새로 세우는 ‘패러다임 시프트’를 주문했다. 세계 1등이 된 K-라이프스타일 고객을 선점하기 위해 ‘한 박자 빠른 실행’과 ‘탑의 본성’ 회복을 독려했다.




⑥ CJ 손경식 회장
작은 성공이 만드는 거대한 도약


손경식 회장은 K푸드와 콘텐츠가 세계적 문화로 정착된 지금이 CJ에 있어 ‘절체절명의 순간’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빠른 실행이 곧 경쟁력’이라며 현장의 작은 성공을 조직 전체로 전파해 체질을 바꾸고 K트렌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의사결정과 진출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⑦ LS 구자은 회장
글로벌 성장 기회, 과감한 투자와 실행


구자은 회장은 “불확실한 환경일수록 과감한 투자를 통해 성장의 기회를 선점해야 한다”며 ‘글로벌’과 ‘혁신’을 강조했다. 특히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한 전력 인프라 기회를 거머쥐기 위해 ‘미국’ 내 사업 확장을 가속화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그간 닦아온 미래 성장 기반 위에서 AI 기술을 결합해 가시적인 실행 성과를 내야 한다”며 붉은 말의 해에 걸맞은 역동적인 도약을 당부했다.




⑧ 두산 박정원 회장
AX 가속화와 피지컬 AI 시대 선도


박정원 회장은 제조 역량과 하드웨어 데이터를 보유한 두산의 강점을 살려 ‘피지컬 AI’ 시대를 선점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가스터빈, 전자소재 등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경쟁사와 격차를 벌리고 원전과 수소 등 에너지 신시장에서의 기회를 확실히 잡겠다는 계획이다.




⑨ 현대백화점 정지선 회장
본원적 경쟁력 기반의 모멘텀 강화


정지선 회장은 불확실성 시대의 해법으로 ‘기민한 실행 체계’를 꼽았다. 시장의 징후를 빠르게 포착해 사업을 유연하게 조정하고 과감한 결단을 통해 지속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자는 것이다. 특히 사회적 책임과 기준이 높아진 만큼 준법·안전 경영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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