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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공급 위기' 속 흔들리는 주택 컨트롤타워

입력 2026-01-01 16:45   수정 2026-01-02 00:06

“수장은 하루아침에 바뀌고, 실무자는 수사받느라 정신없고…. 이 상황에서 누구에게 열심히 일하라고 할 수 있을까요.”

최근 만난 한 국토교통부 당국자의 푸념이다. 전국 주택 공급과 교통 정책을 총괄하는 주무 부처인 국토부가 연일 바람 잘 날이 없다. 교통 정책을 총괄하는 2차관은 취임한 지 5개월 만에 갑작스레 물러났다. 주택 공급 실무를 책임지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은 석 달째 공석이다. 한 차례 공모 후 재공모 논의 과정에서 낙하산 논란 등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주택 총괄 부처가 외부 입김에 시달린다”는 우려와 “주요 현안과 시장 불안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컨트롤타워의 각성이 시급하다”는 비판이 엇갈린다.

청와대는 지난해 12월 28일 경기 남양주 부시장 출신의 홍지선 신임 국토부 2차관을 전격 임명했다. 2013년 국토부 조직 개편 이후 첫 외부 출신이다. 도로와 철도, 항공 등 교통 분야 전반을 총괄하는 국토부 2차관은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해 내부 관료 출신이 승진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앞서 생중계로 진행된 업무보고가 발단이 된 ‘경질성 인사’라는 게 안팎의 해석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다원시스에 선급금을 과다 지급하고도 철도차량을 납품받지 못한 문제를 두고 “대규모 사기 사건 같다”고 강하게 질책했다.

주택 공급 실무를 책임져야 하는 LH 사장도 오리무중이다. 기획재정부는 LH 출신의 전현직 인사 3명이 최종 후보로 추려지자 인선 안건을 제외했다. 개혁이 진행 중인 LH에는 외부 출신 수장이 더 적합하다는 취지다. 이 대통령은 업무보고 때 LH에도 “건설회사가 지은 집을 비싸게 사들인다”고 지적했다.

국토부와 LH 내부에서는 “열심히 일한 직원은 전부 감사와 수사를 받고 있고, 정권 교체 때마다 외풍에 흔들리니 제대로 일할 수 없다”고 항변한다. 전 정부 국책사업 담당자가 연이어 수사받으면서 젊은 직원은 주요 부서를 기피하고 있는 게 국토부의 현실이다.

하지만 새 정부의 전격적인 인사 교체가 단행된 배경을 뼈아프게 되짚어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 생활과 직결된 주택 공급 대책은 결국 해를 넘기게 됐다. 새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2만9195가구로 2025년(4만2577가구) 대비 31.4% 급감할 전망이다. ‘주택 공급 위기’가 현실화하고 있는 것이다.

업무보고에서 쏟아진 대통령의 질책도 엄중히 받아들여야 할 대목이다. 외부 요인을 탓하기에 앞서 주거 안정이라는 국토부의 임무가 가진 막중한 무게를 받아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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