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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 데이터센터 짓는 美 빅테크…꿈만 꾸는 韓

입력 2026-01-01 16:58   수정 2026-01-01 17:00

미국 플로리다에 거주하다 보니 케네디스페이스센터에서 발사되는 우주 발사체를 직접 볼 기회가 많다. 플로리다 중부 동해안에 자리한 케네디스페이스센터에서는 스페이스X와 블루오리진 등 민간 기업을 중심으로 매년 수많은 발사체가 우주로 향한다. 작년에는 연간 100회 이상 발사가 이루어졌고, 올해는 150회 이상, 내년에는 180회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산술적으로 이틀에 한 번꼴로 발사가 이뤄지는 셈으로, 그 빈도와 규모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스타링크로 대표되는 ‘우주 통신 시대’의 개막은 한국에도 위협 요인이 아닐 수 없다. 통신 기술이 더 이상 지역적 제약에 머무르지 않고, 저궤도 위성을 통해 세계가 하나의 통신 권역으로 통합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통신 주권의 관점에서 볼 때 자체적인 기술적 대비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장기적으로 글로벌 통신 시장에서 경쟁력을 상실할 우려가 있다.

구글과 아마존 같은 기업들은 이미 ‘우주 데이터센터’ 구축에 관한 논의를 활발히 하고 있다. 우주의 극저온 환경을 활용하면 냉각에 필요한 에너지를 크게 줄일 수 있고, 초전도 회로 등을 적용할 경우 열 발생 자체를 최소화할 수 있다. 대규모 냉각 장치 없이도 소형 데이터센터 구축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진공 상태에서 발생하는 잔여 열은 흑체복사를 통해 방출할 수 있으며, 생성된 데이터는 위성 간 또는 위성-지구 간 통신을 통해 전달될 수 있다.

과거에는 발사비용이 지나치게 높아 실현하기 어려웠던 이런 구상들이 스페이스X의 재사용 발사체 기술을 통해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스페이스X는 연료 탱크를 최대 25회까지 재사용하는 목표를 내년에 달성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주 데이터센터의 구상은 더 이상 꿈이 아니다. 우주에 배치된 위성을 구동하는 에너지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정 궤도에서는 구름이나 강수 등 대기 현상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고 지속적으로 태양에너지를 확보할 수 있다. 더 나아가 마이크로웨이브나 광학 기술을 활용한 무선 전력 전송 기술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어 먼 거리에서 에너지를 주고받는 시대가 머지않아 도래할 것으로 보인다.

15세기 유럽의 대항해시대는 해양 기술 발전과 신대륙의 천연자원을 기반으로 개막했다. 미국의 우주 독점 심화는 위기이지만, 동시에 한국이 기술 협력과 제조 역량을 바탕으로 새로운 역할을 찾을 기회이기도 하다. 우주는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전 지구적 공공재가 전략 자산으로 변하는 시대, 한국의 대응이 곧 미래의 위상을 결정할 것이다.

윤용규 플로리다대 전기컴퓨터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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