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전설’ 워런 버핏이 1일(현지시간) 벅셔 해서웨이 최고경영자(CEO)로서의 마지막 근무일을 보냈다. 버핏은 60년에 걸친 경영을 마무리하고 CEO직에서 물러나지만, 이사회 의장직은 유지한다.
버핏은 보험 사업에서 발생하는 보험료를 활용해 주식 투자와 기업 인수에 나서는 전략으로, 한때 부진했던 섬유 회사를 시가총액 1조 달러 규모의 복합 기업으로 키웠다. 그의 순자산은 1500억 달러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금까지 약 2080억 달러 상당의 주식을 기부했으며, 남은 자산 역시 대부분 기부하도록 자녀들에게 지시한 상태다.
이번 퇴임은 완전한 은퇴는 아니다. 95세인 버핏은 앞으로도 오마하 본사에 출근하며 회사 운영을 지켜볼 계획이다. 다만 그는 향후 경영 판단에서 한발 물러나 “조용히 지켜보는 역할”에 머물겠다고 밝혔다.
신임 CEO는 그렉 에이블이다. 에이블은 2018년부터 비보험 부문 부회장을 맡아왔으며, 2000년 미드아메리칸 에너지 인수 당시 벅셔 해서웨이에 합류했다. 비보험 부문 전반을 사실상 총괄해 온 인물로 평가받는다.
벅셔 해서웨이 내부에서는 이미 변화가 시작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에이블은 자회사 운영에 있어 버핏보다 한층 더 적극적으로 관여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다만 경영 전략의 급격한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주주 앤 윈블래드는 “새 CEO 체제에서 운영 방식은 달라질 수 있지만, 회사의 근본 전략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포스트 버핏’ 체제에서의 주가 흐름에도 주목하고 있다. 버핏이 올해 5월 CEO 교체 계획을 밝힌 이후 벅셔 해서웨이 주가는 약세를 보였다. A주는 발표 직전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뒤 8월 초 연중 최저치까지 하락했으며, 연말에는 일부 반등했다. 그러나 연간 수익률은 S&P 500에 못 미쳤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벅셔 해서웨이가 버핏이라는 상징적 존재 없이도 기존 투자 원칙을 얼마나 유지할 수 있을지가 향후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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