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4대 금융그룹 회장들이 새해 벽두부터 일제히 임직원들에게 변화할 것을 강하게 주문했다.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의 발전으로 금융시장 환경이 급격히 변화하는 가운데 은행 자금이 증권으로 빠져나가는 ‘머니 무브’ 현상까지 가속화한 데 따른 것이다. 정부가 이자수익의 핵심인 가계대출 대신 기업과 자본시장에 자금을 공급하는 생산적 금융에 적극 나설 것을 주문하면서 사업 구조의 큰 틀을 바꿔야하는 시점이기도 하다. 4대 금융 수장들은 기술 변화를 신속하게 따라가면서 혁신을 통해 주요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양 회장은 KB금융의 10년을 이끄는 경영전략의 키워드로 ‘전환과 확장’을 제시했다. 강점은 유지하면서 새로운 환경에 맞춰 사업방식을 바꾸고 고객과 시장을 넓히자는 의미다. 그는 “청년 고객과 시니어, 중소법인, 고액자산가 등 그동안 놓쳤던 전략 고객군에 대한 지배력 넓히고 인공지능(AI)과 디지털자산 시장에서도 사업 기회를 확보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도 “기술이 금융의 질서를 바꾸는 중대한 변곡점에 서 있다”며 “먼 미래를 내다보고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위대한 도전 2030, 미래 금융을 향한 대담한 실행’을 올해의 핵심 경영 화두로 던졌다. 발 빠른 AI 전환(AX)과 은행과 증권이 결합된 자산관리(WM) 체계, 차별화한 시니어 전략, 생산적 금융 강화 등을 강조했다.
진 회장은 나아가지 않으면 퇴보한 것이란 뜻을 담은 ‘부진즉퇴’(不進則退)를 언급하며 “책 ‘거울나라의 엘리스’에서 붉은 여왕이 ‘다른 곳에 가고 싶으면, 적어도 두 배는 더 빨리 달려야 한다’고 말한 것처럼 끊임없이 변화하고 혁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이대로는 안 된다”며 “머니무브를 거슬러 오를 수 있는 자산관리 역량과 생산적금융에 최적화한 조직 구축, 리스크 관리 강화 등을 위해 재설계 수준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비은행 부문을 두고 “증시 활황 등 우호적인 시장 상황에도 아쉬움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본업 경쟁력 강화와 소매(리테일) 분야 확대 등을 위해 실행력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도 비은행 부문의 경쟁력 강화에 힘쓸 것을 당부했다. 임 회장은 “올해는 우리금융이 은행, 보험, 증권을 온전히 갖춘 종합금융그룹으로서 맞이하는 새로운 시작점”이라며 “업권별 핵심사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그룹 차원의 협업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회장은 올해 경영 화두를 ‘미래 동반성장을 주도하는 우리금융’으로 정하고 생산적 금융, AX 선도, 시너지 창출을 3대 중점 전략으로 제시했다. 그는 “AI 기술의 발전, 초고령사회 진입, 제도·정책 변화 등 새로운 변화가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며 “한 발 앞서 변화를 읽고, 더 나은 선택이 무엇인지를 고민하면서 선도 금융그룹으로 도약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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