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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구, 지속가능성 인재 양성 모델 주목

입력 2026-01-03 06:00  

[한경ESG] 커버 스토리2 - 지방자치단체의 지속가능경영은
④-2 서울시 최초 ESD 도입한 도봉구



도봉구는 서울시 자치구 중 최초로 지속가능발전교육(ESD)을 본격 도입하고 이를 지속가능성 정책의 핵심 출발점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도봉구의 ESD 정책은 유네스코가 주도하는 ‘ESD for 2030’ 흐름과 보조를 맞추며 유엔 지속가능 발전 목표(SDGs) 달성을 위한 핵심 동력으로 작동한다.

도봉구 ESD는 환경 지식 전달 수준을 넘어 기업과 공공조직에서도 ESG가 실제로 작동할 수 있도록 사
고방식과 가치관을 바꾸는 교육으로 자리 잡았다. 배현순 도봉구청 주무관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지표와 평가, 공시 같은 제도라면 ESD는 이를 실행할 수 있는 사람을 키우는 교육적 토대에 가깝다”며 “개인의 사고력과 윤리의식, 시민성, 시스템 사고 역량을 길러 지속가능한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도봉구는 SDGs 4의 세부 목표인 4.7에 명시된 ESD를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지식 전달을 넘어 개인과 공동체가 스스로 지속가능한 삶의 방식을 설계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 패러다임을 구축했다. 이 과정에서 도봉구는 생‘ 태소양’과 글‘ 로컬리더십’을 ESD의 핵심 개념으로 제시했다.

ESG 이전 단계의 질문 제도화

도봉구 ESD의 특징은 ESG를 별도 개념으로 분리하지 않고, ESG가 작동하기 위한 전제 조건으로 ESD를 설계했다는 점이다. ‘어떤 선택이 옳은가’, ‘조직과 사회는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가’ 등 ESG 이전 단계의 질문을 교육과정에 녹여 제도화했다는 평가다. 이러한 접근은 전 생애주기 교육 전략으로 구체화됐다. ESD를 학교 교육에 한정하지 않고 아동·청소년·청년·성인으로 이어지는 학습 경로로 설계했다. 이는 지속가능성 역량을 단기 교육 성과가 아닌 장기적 인적자본 축적 과정으로 바라본 전략적 선택이다.

대표 사례로는 관내 초중학교 ESD 수업 지원 사업이 있다. 도봉구는 2020년 서울시 자치구 최초로 제작한 지역 맞춤형 초중학교 ESD 교재〈우리 마을에서 지구별까지 이어지는 17개 약속〉을 제작했다. 이후 2021년부터 관내 초중학교를 대상으로 ESD 수업 지원 사업을 본격화했고, 2025년 기준 누적 참여 학생 수는 1만6000명을 넘어섰다.

이 수업은 단순히 환경보호만 가르치지 않는다. ESG 측면에서 보면 지역 산업구조와 기업의 생산 방식, 소비자의 책임까지 함께 다루며, 학생들이 실제로 경제·사회 시스템을 이해하도록 설계했다. 학생들은 친환경 기업의 사례를 살펴보고 자신의 소비 선택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다.



대학·정책 영역으로 확장된 ESD

도봉구 ESD가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고등교육과 연결된 정책을 펼치면서다. ‘도봉-대학 ESD 캠퍼스’는 ESD를 학교 교육을 넘어 정책과 경영 영역으로 확장한 실험적 모델로 주목받는다. 이 과정에서 대학생들은 지역의 ESG 이슈를 분석하고, 정책 제안과 사업 기획, 프로젝트 운영까지 직접 경험한다. 단순한 ESG 이론 교육이나 기업 사례 분석과는 다르다. 실제 이해관계자 조정과 의사결정 과정을 통해 ESG의 거버넌스(G)를 체화하는 구조다. 도봉구가 대학 교육과정에서 ‘ESG’가 아닌 ‘ESD’를 중심 개념으로 유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배 주무관은 “ESG를 수행할 수 있는 인재는 단기 교육이나 자격 과정이 아닌 장기간 축적된 사고력과 가치 체계를 통해 길러진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도봉구 ESD가 거버넌스형 운영 모델에 강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지방정부와 대학, 국제기구, 학교, 시민사회가 함께 설계·운영·평가에 참여하며, 특정 기관이나 개인에
의존하지 않는 구조를 만들었고, 지속가능성 교육을 일회성 사업이 아닌, 제도로 정착시키는 기반이 됐다는 주장이다. 그는 “ESG의 핵심은 이해관계자 간 협의와 조정인데, 이를 교육 단계에서부터 경험하도록 설계했다”며 “도봉구 ESD는 기업과 공공 부문이 필요로 하는 지속가능성 인재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플랫폼으로 기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터뷰]
배현순 도봉구청 주무관 “ESD, 지역사회 플랫폼 역할…국가 단위로 확장돼야”



- ESD를 ‘교육사업’이 아닌 ‘공공의 책임’으로 인식하게 된 배경은.

“ESD는 새롭게 등장한 유행 개념이 아닌 SDGs를 실현하기 위한 국제적 합의이자 오랜 흐름이다. 교육이 선언에 그치지 않고, 지역사회 전반에서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도록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그래서 도봉구는 ESD를 단기 성과를 내는 사업이 아니라 지방정부가 책임지고 유지해야 할 공공 영역으로 인식해왔다. 이 같은 공공의 특성을 반영해 ESD는 교육센터 하나를 세워 운영하는 방식과는 전혀 다른 모델이다. 도봉구의 ESD는 특정 기관이 주도하는 사업이 아닌 지역에 이미 존재하는 학교, 대학, 행정, 시민 자원을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작동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도봉구 ESD의 가장 큰 특징으로 ‘전 생애주기 교육’을 꼽은 이유는 무엇인가.

“기후 위기나 사회적 불평등 같은 문제는 단기 교육으로 해결할 수 없다. 아동, 청소년, 청년, 성인으로 이어지는 삶의 전 단계에 걸친 학습과 실천이 축적돼야 대응이 가능하다. 그래서 학교 교육과 시민 교육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구조를 설계했다. 특정 연령대에 한정하지 않는 것이 도봉구 ESD의 특징이다.”

-도봉구 ESD의 방향성을 보여준 사례로 RCE 지정 과정을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REC 심사 과정에서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 ‘서울의 한 자치구가 RCE가 되고 난 후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느냐’였다. 단순히 성과를 나열하기보다 규모와 상관없이 다른 지역과 함께 확장 가능한 협력 구조를 제시하는 데 집중한 것이 지정된 비결이라고 본다. 이 경험이 도봉구 ESD를 특정 지역의 성공 사례가 아닌 공유 가능한 모델로 설계하는 계기가 됐다.”

- 초기 현장 안착 과정에서 어려움도 있었을 것 같다.

“초기에는 ESD가 환경교육 정도로 오해받거나 용어 자체가 낯설어 학교 현장에서 혼선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약 5년이 지나면서 변화가 분명해졌고, 지금은 학교에서 먼저 ‘지속가능발전교육’이라는 용어를 정확히 사용하며 별도의 설명 없이 수업을 요청할 정도로 인식이 높아졌다.”

- 강사 양성과 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나.

“현재 25명의 전문 강사가 활동 중이며, 강의 기술보다 시민성과 공공성에 대한 이해를 더 중요한 기준으로 삼고 있다. 강의 스킬은 교육으로 보완할 수 있지만, 지역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는 태도는 그렇지 않다. 시험과 평가도 엄격하게 진행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인드’다.”

- 도봉구 ESD는 어떤 방식의 국제 협력으로도 확장되고 있나.

“코로나19 이후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국제 ESD 청소년 프로젝트 ‘누루(NURU)’는 여러 RCE 도시와 협력해 5년째 이어지고 있다. 언어 장벽을 낮춰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설계했고, 지역 모델이 국제적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 도봉구 ESD가 예산 중심의 운영으로 그치는 것을 우려하는 이유가 있나.

“종잣돈은 필요하지만, 예산만으로 ESD를 운영하면 단편적 사업에 그칠 수 있다. 중요한 건 우리가 무엇을 왜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방향성이다. 실제로 기업과의 협력 과정에서 취지를 충분히 설명하자, 기업 대표가 자발적으로 참여한 사례도 있다.”

- 앞으로 도봉구 ESD의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이제는 내실화와 표준화 단계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축적된 데이터와 경험을 토대로 강점과 한계를 정리하고, 다른 지역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로드맵을 제시할 시점이다. 지자체가 모든 것을 주도하기보다는 다양한 주체가 역할을 나눌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도봉구 ESD를 국가 차원에서 확장 가능한 모델로 다듬는 고민을 계속 하고 있다.”

이미경 한경ESG 기자 esit91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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