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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업 日진출 사상 최대…미·중 대립 속 협력 강화

입력 2026-01-02 13:06   수정 2026-01-02 13:12



지난해 일본에 법인을 설립한 한국 기업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일본 내 한류 열풍을 등에 업은 소매업체는 판매망을 확대하고, 스타트업은 일본을 글로벌 진출 발판으로 삼고 있다. 미·중 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한·일 간 경제 협력이 강화하는 모습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한국수출입은행 통계를 인용해 지난해 1~9월 한국 기업 또는 개인이 일본에 법인을 설립한 건수는 318건에 달했다고 2일 보도했다. 연간 기준 역대 최다였던 2024년 316건을 넘어섰다. 소매업이 23%로 가장 많았고 제조업(19%), 정보통신업(15%)이 뒤를 이었다.

한국의 대일 투자액(송금 실행)은 지난해 1~9월 13억2700만달러로, 역시 2024년 연간 금액(6억3800만달러)을 웃돌았다. 한국의 해외 전체 투자가 같은 기간 전년 동기 대비 0.7% 감소한 데 비해 대일 투자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한국 기업의 일본 진출 확산 배경 중 하나는 K팝, K드라마 등 한류 열풍이다. 화장품, 외식업 등의 매장, 판매법인 개설이 잇따랐다. 무역회사 등을 통한 수출이 아닌 일본에서 직접 마케팅을 통해 영업을 효율화하려는 목적이라고 니혼게이자이는 해석했다.

일본의 한국 투자액은 훨씬 크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일본의 대한 직접투자(부채 제외 잔액 기준)는 2018년 이후 500억달러를 넘어섰다. 한국의 대일 투자는 100억달러 수준이다. 2000년대 들어 삼성전자 등 반도체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일본의 소재·부품·장비 업체들이 한국 내 투자를 늘렸다.

한·일 간 투자 흐름이 과거 일본에서 한국으로 일방통행에서 나아가 양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2002년 기준 한국의 대일 직접투자는 일본의 대한 투자 대비 2%에 불과했지만, 2024년에는 그 비중이 26%까지 늘었다.

CJ제일제당은 작년 9월 지바현에 약 100억엔을 투자해 한국 기업 처음으로 식품 공장을 신설했다. 농심은 지난해 6월 도쿄 하라주쿠에 라면 매장을 열었다. 무신사는 올해 하반기 도쿄에 오프라인 1호점을 열 예정이다. 2021년 일본 법인을 설립한 무신사는 대형 백화점에서 기간 한정 판매, 온라인 판매 등으로 실적을 쌓았다.

인공지능(AI) 관련 진출도 늘고 있다. AI 반도체 스타트업 리벨리온스와 건강관리 앱을 운영하는 카카오헬스케어 등이 지난해 일본에 법인을 설립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 의욕이 높은 일본에서 고객을 확보해 글로벌 진출 발판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반도체 분야에서도 일본에 진출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대만 TSMC가 진출한 규슈, 일본 ‘반도체 연합군’ 라피더스가 위치한 홋카이도 등에 관심을 보이는 한국 기업이 늘고 있다. 서울대 시스템반도체산업진흥센터는 일본 진출 설명회를 늘리고 있다.

도쿄=김일규 특파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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