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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손가락 모양이 왜 저래"…'별점 테러' 쏟아지더니

입력 2026-01-04 17:07   수정 2026-01-04 21:52


국내 대표 콘텐츠 산업인 게임·웹툰 업계에서 인공지능(AI) 기술 도입에 대한 시선이 엇갈렸다. 게임업계는 AI 기술을 도입하는 데 적극적이지만 웹툰 업계는 조심스러운 경우가 대다수였다. 저작권 문제와 함께 웹툰 이용자의 경우 'AI가 만든 콘텐츠'에 대해 상대적으로 거부감을 가지는 소비 심리 이유가 컸다.
게임 이용자 70% "AI가 게임 재미 높인다"

4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5 게임 이용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게임 이용자의 약 69.9%는 게임에 AI 기술이 도입되는 걸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부정적으로 본 이용자는 8.2%에 그쳤다. 남성이고 나이대가 높을수록 AI가 게임 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남성 응답자의 71.2%, 60대 응답자의 78%가 '긍정 영향'을 줄 것이라 답했다. 조사는 PC, 모바일, 콘솔 게임 이용자 5014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특히 조사 대상자의 절반은 AI 기술이 게임 콘텐츠 제작이 활용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조사에 따르면 50.5%는 AI 기술이 게임 콘텐츠 제작에 활용되고 있다고 인지했다. 현재 AI 콘텐츠를 앞세워 마케팅하고 있는 게임도 다수다. 크래프톤의 인조이, 미메시스, 언커버 더 스모킹 모두 AI 콘텐츠가 핵심인 게임으로 유명하다. 게임 이용자 과반이 개발 과정이나 콘텐츠에 AI가 활용됐다는 점을 인지하면서 게임을 즐기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 결과 게임 시장 구조도 변하고 있다. 토털리 휴먼 미디어가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현재 스팀 플랫폼 내 약 11만4000개 게임 중 7%(7818개)는 생성형 AI를 활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신규 출시 게임은 AI 활용 비중이 더 높다. 신규 출시 게임의 20%가 AI 기술을 적용하고 있었다. 지난해 4월보다 8배 증가한 수치다. 넥써스는 온체인 게임 플랫폼 '크로쓰'에 AI 게임 제작 플랫폼 '버스에잇'을 결합해 누구나 AI로 게임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기도 했다.
웹툰업계는 '50%만' AI 기술 도입 고려

반면 웹툰 업계는 보수적인 시선이 강하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5 웹툰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56.7%가 생성형 AI를 활용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활용 의향이 있더라도 웹툰 제작에 AI 도입을 고려 중인 단계에 그쳤다. 활용 의향이 있다고 답한 업체 76.3%가 AI 도입을 고려 중이라고 답했다. AI 도입을 결정한 후 사용법을 찾고 있는 단계로 넘어간 업체는 13.3%뿐이었다. 조사는 AI 활용 경험이 없는 웹툰 플랫폼과 콘텐츠 제공(CP)사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웹툰 업계의 38.5%는 생성형 AI를 활용할 의향이 없는 이유로 AI 학습 데이터의 불법 수집 문제에 대한 반감을 들었다. 플랫폼은 독자들의 부정적인 반응을 가장 우려했다. 플랫폼 응답 업체의 57.4%가 독자들의 부정적인 반응을 이유로 AI 도입 의향이 없다고 답했다.

웹툰 업계는 'AI 웹툰 보이콧'으로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지난 2023년 네이버웹툰에서 독자들은 AI가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작품에 별점 테러를 쏟아부었다. 네이버웹툰의 '신과 함께 돌아온 기사왕님' 작품은 후보정 과정에서만 AI가 활용됐지만 독자들은 AI로 만든 그림에서 나타나는 이상한 손가락 모양, 어색한 구도 등에 불쾌함을 드러냈다. 아울러 당시 네이버웹툰 도전만화에서는 이틀간 ‘AI 웹툰 보이콧’이라는 이름의 게시물이 60여 편 게시되기도 했다.


"장인정신 훼손" 심리적 거부감 높은 웹툰 이용자

전문가는 웹툰 이용자의 경우 특히 '창작성'을 중시해 AI 콘텐츠에 거부감을 느끼는 것으로 봤다. 양지훈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게임은 프로그래밍, 웹툰은 손으로 만들어지는 콘텐츠다 보니 이용자 간 인식 차이가 나타나는 것 같다"며 "웹툰 이용자는 팬덤 시장과 비슷하게 창작자가 손수 작업하는 것을 고평가하는 경우가 많다. 작가성, 창작성을 중시해 AI로 작품을 만들었다고 마치 장인정신이 훼손된 것처럼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양 부연구위원은 "AI를 활용하면 작가 대신 다 그려주는 것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AI 기술 도입 핵심은 자동화 부분에서 작가성의 한 스푼이 돋보이는 것"이라며 "AI를 통한 콘텐츠 제작이 표준화되면 AI 안에서 작가성을 발휘하는 것에 대한 존중이 생길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콘텐츠 시장 구조 차이에 기반한 인식이라는 평가도 있었다. 문수봉 서울 웹툰 아카데미 대표이사는 "현재 웹툰 시장은 코로나 때와 달리 모든 작품이 잘 되진 않는 정체기에 들어섰다"며 "잘되는 작품은 잭팟이 터지고 안 되는 작품은 굉장히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웹툰 업체들은 예전처럼 양을 늘리기보다 한 두편을 집중해서 만들어야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문 이사는 "독자들의 거부감도 있거니와 AI를 도입하는 데 신경 쏟기보다 콘텐츠의 퀄리티를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게임 업계보다 상대적으로 AI 도입을 고려하는 이유"라고 부연했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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